朴대통령, 2013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 참석 ‘인문학의 힘’ 강조… 5권 깜짝 구입

입력 2013-06-19 22:03


‘2013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 참석한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인문학의 힘’을 강조하며 인문교양서적 5권을 깜짝 구입했다.

박 대통령은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갔다가 ‘도서출판 책세상’ 부스에 들러 ‘이이(李珥) 답성호원(答成浩原)’, ‘일러스트 이방인’, ‘유럽의 교육’, ‘철학과 마음의 치유’,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계방일기·桂坊日記 완역)’ 등 모두 7만6400원어치를 도서상품권을 주고 샀다.

박 대통령은 평소 “동서양 고전들이 나를 지탱케 해줬다”고 말하곤 했다. 이날 축사에서도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성현들의 지혜가 담긴 동서양 고전들의 글귀가 저를 바로 세웠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줬다”고 말했다. 정치인 시절에도 틈틈이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가’로 정평이 난 박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후에는 거의 책을 잡지 못했다고 한다. 이달 말 중국 방문과 이후 일정을 감안해보면 박 대통령은 이 책들을 여름휴가 때 읽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여름휴가 독서 리스트는 매년 세인들의 관심사가 되곤 했다.

‘답성호원’은 율곡이 우계 성혼과 ‘인심도심 논쟁’을 하며 주고받은 서신이며, ‘일러스트 이방인’은 알베르 카뮈 탄생 100주년과 소설 ‘이방인’ 출간 70주년을 맞아 출간된 책이다. ‘유럽의 교육’은 프랑스 소설가 로맹 가리의 데뷔작이고, ‘철학과 마음의 치유’는 한국니체학회장인 김정현 원광대 철학과 교수가 썼다.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는 정조가 즉위하기 전 서연(書筵·왕세자의 공부)을 담당한 홍대용이 1774년 12월부터 300여일간 정조와 나눈 문답이다.

박 대통령은 개막식에서 “디자인은 창조경제와도 굉장히 맥이 닿아 있는데 디자인을 다른 말로 정의하면 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 사람에 대한 관심이라든가 사랑이 발전하려면 역시 인문학적인 소양이 풍부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숙자나 어려운 국민의 경우 복지를 통해 일자리로 연결하는 노력은 할 수 있는데 마음속 삶의 가치에 대한 느낌이 생기지 않으면 일을 하다가도 그만둘 수 있다”며 “그러니 복지정책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도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1978년 영애 시절 이후 35년 만에 이 도서전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행사장에서 “책 행사를 한다고 말씀드리니까 (박 대통령이) ‘책 박람회냐? 가겠다’고 하시더라”고 소개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