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책네트워크 ‘내일’ 창립 심포지엄… ‘진보적 자유주의’ 대안 정당 제시

입력 2013-06-19 18:47 수정 2013-06-19 22:05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하 ‘내일’)의 창립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정치적 노선으로 ‘진보적 자유주의’를 공식화했다. 아울러 이 노선을 표방한 대안 정당을 제시했다.

◇대안 정당 제시=‘내일’의 최장집(고려대 명예교수) 이사장은 ‘진보적 자유주의의 정치 공간 탐색’이란 제목의 발제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거대 양당에 의한 지배구조가 자리 잡는 동안 정당의 역할과 수행능력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면서 새 정치 갈망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새로운 정당정치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로운 대안 정당은 진보적 자유주의를 표방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적 자유주의의 ‘자유주의’와 관련해 “기존 정당은 국가 이익을 내세워 정작 해당 정당이 대변해야 할 중산층과 중하층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에 외면해 왔다”며 “시민 참여를 강화한 정치적 결사체를 통해 보다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이들 계층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진보적’의 의미에 대해선 “신자유주의의 시장근본주의로 인한 양극화와 불평등 같은 사회 문제를 민주적 방법으로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안 정당의 필요성이 민주당의 무기력에서 비롯됐다”고 일침을 가했지만, “민주당도 변화하면 새로운 정당정치를 보여줄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새로운 정당이 지향할 이슈로는 경제민주화와 노동 문제를 제시했다.

안 의원은 인사말에서 “‘내일’ 심포지엄을 앞으로 전국 곳곳에서 열어 우리사회의 산적한 문제를 논의하고 이를 토대로 법안과 정책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뜨거운 관심과 구애=의원회관 대회의실의 500개 좌석은 심포지엄이 열리기 전 가득 찼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비롯해 변재일 민주정책연구원장, 새누리당 이주영 여의도연구소장, 김무성, 이완구 의원,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축사에서 “안 의원의 구체적인 새 정치 내용이 ‘내일’을 통해 보여질 것”이라며 “우리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과 정책 경쟁 차원에서 공동토론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경제민주화와 한반도 평화, 복지국가를 실현하려면 2017년에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며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소개했다. 민주당과의 ‘연대’를 강조한 것이다. 노 공동대표는 “정치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이 책임 정치의 출발점”이라며 “성격이 분명할 때 연대나 공조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 측은 심포지엄을 찾은 이들에게 후원금을 낼 수 있는 ‘내일’ 회원 약정서를 나눠줬다. 새누리당, 민주당의 싱크탱크는 정치자금법상 후원금 모집을 할 수 없게 돼 있지만 ‘내일’은 현 시점에선 정당의 싱크탱크가 아니기 때문에 후원금 모집이 가능하다. 이주영 소장은 축사 때 “나중에 (안 의원이) 신당을 만들면 후원금 모금은 중단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