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눈병 등 유행 조짐 보일땐 일기예보처럼 질병도 예보한다
입력 2013-06-19 18:38 수정 2013-06-19 22:37
내년부터 독감이나 눈병 등 유행성 질병이 창궐할 조짐이 보이면 날씨처럼 미리 정보를 알려주고 주의를 당부하는 예보 시스템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건강정보 데이터와 함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어서 자칫 역기능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다음소프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국민건강 주의 예보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공단이 보유한 국민건강정보(진료내역) 데이터베이스(DB)와 다음소프트의 SNS 정보(카페 및 트위터)를 활용, 국민에게 현재 시점에서 발병 가능성이 큰 질병 종류와 전반적 위험 정도를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다. 공단은 전 국민의 병·의원 이용 내역 등 10년간 축적된 8136억건의 빅데이터 자료를 갖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트위터 등에서 검색되는 질병 관련 키워드, 연관 검색어 등 SNS 정보와 그 시기, 실제 질병 진료 현황, 과거 진료 통계 등을 비교해 공통분모를 뽑으면 유행 질병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전염병은 물론 계절·주기적으로 유행하는 질병 징후와 지역·연령별 위험도가 예보되면 정부와 지자체는 이를 참고해 지역·집단별(가족·학교·직장 등) 맞춤형 건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도 질병 주의보·경보 발령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일선 의료기관에서의 특정 질병 신고로 이뤄지는 사후 대책 성격이 강해 공단의 사전 예보 시스템과는 구별된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보건의료 등 다양한 부문에서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실제 구글은 기침, 발열, 몸살 등 관련 검색어 분석으로 독감 예보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무차별 확산 등 역기능이 만만찮은 SNS에서 잘못된 질병·건강 정보로 인한 데이터 왜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공단 측은 이에 대해 “SNS에 떠도는 질병 정보 가운데 국민건강정보와 비교하며 철저히 걸러내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 측은 “올해 말까지 3∼5가지 질병에 대한 예보 시스템 모델을 개발, 적용해 보고 관리 대상 질병 종류를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