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탈레반, 카타르서 평화회담
입력 2013-06-19 17:57 수정 2013-06-19 22:35
미국이 2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무장 정치단체인 탈레반과 카타르 도하에 개설된 정치 사무소에서 평화 회담을 연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그러나 회담을 이틀 앞두고 탈레반 공격으로 아프간에 파견된 미군 4명이 사망해 평화 회담에 악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아프간 정부 또한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 회담에서 자국이 배제된 것에 반발했다.
자비울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로켓 두 발을 수도 카불 인근 바그람 공군기지에 18일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국 관리도 이 기지가 박격포 또는 로켓 등의 간접 조준 사격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미국이 탈레반과 양자 회담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19일 “평화 회담 추진 과정에서 미국이 보여준 말과 행동이 모순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2014년 이후 어떤 군대가 아프간에 잔류할지에 대한 양국 간 협상을 연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언급한 새 안보협약은 내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철수 이후에도 미군이 아프간에 주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여러 저항에도 불구하고 절차는 진행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2년간 탈레반과 전쟁을 벌인 미국이 직접 협상에 나선 이유는 내년 나토군의 아프간 철군을 앞두고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프간 정부를 미국의 꼭두각시로 비판하며 평화 회담에 부정적이던 탈레반은 최근 카타르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1996년부터 5년간 아프간을 통치한 탈레반은 2001년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넘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국에 의해 밀려난 뒤 아프간 남부를 거점으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