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감시 프로그램 ‘프리즘’, “테러범 암호 이메일 분석”

입력 2013-06-19 17:57 수정 2013-06-20 00:48

미국 정보 당국이 기밀 감시 프로그램인 ‘프리즘’을 통해 테러리스트들 간의 암호화된 이메일을 분석해 테러를 막아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08년 영국에 유학 온 파키스탄 학생의 야후 이메일 계정을 해킹해 테러 기도를 적발한 사례를 소개하고 정보 당국이 이메일의 암호화된 내용을 분석해 테러리스트들의 동향을 파악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당시 문제의 이메일에는 ‘믿음직스럽고 사랑스런 아내에게’라는 대목과 함께 여성 네 명의 이름이 등장했는데 이는 네 종류의 폭발물을 지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 당국이 2009년 해킹한 또 다른 이메일에 나온 ‘결혼 준비가 끝났다’는 언급은 테러를 감행할 때가 왔다는 의미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프리즘에 대해 해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보원들이 독일이나 프랑스 시민들의 이메일을 뒤지지 않았다”며 “국가안보국(NSA)이 운영하는 감시 활동이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 정부에 인터넷 정보 수집의 범위와 비율을 정해달라고 요구했음을 시사했다.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도 18일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감시 프로그램의 정보 수집을 통해 9·11테러 이후 50회 이상의 잠재적 테러를 방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9년 파키스탄의 테러리스트가 미국의 수신인에게 보낸 이메일을 분석, 지하철 테러 음모를 미리 적발해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폭로의 장본인 스노든이 최근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아이슬란드에 망명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42)는 이날 영국 런던 에콰도르 대사관 은신 1주년을 맞아 러시아 방송 RT와 인터뷰를 갖고 “스노든의 행동이 옳았음은 역사가 증명할 것”이라고 옹호했다. 이어 “미국이 나를 기소할 확률이 99.97%”라면서도 “우리(위키리크스)의 성과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