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브라질 출정 비전제시는 없고… 감독 바꾸기에 급급한 축구협회

입력 2013-06-19 17:52

대한축구협회는 19일 낮 12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2013년 제2차 기술위원회를 열었다. 기술위는 2시간이 넘도록 장시간 회의를 연 끝에 다음달로 다가온 동아시안컵 예비명단과 이날 공식 사퇴한 최강희 전 감독의 후임을 논의했다.

방송사 카메라 기자와 취재진은 2층 기자실과 5층 복도에서 기술위가 어떤 내용을 발표할 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부는 모 스포츠신문 내용을 인용하면서 “홍명보 전 감독이 내정됐으며 주장은 박지성이 맡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윽고 황보관 기술위원장과 함께 참석한 허정무 부회장은 회의를 마친 뒤 4명의 후보를 압축했다고 했다. ‘홍명보 감독 확정설’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건 분명하다”면서도 “국내 감독 후보 중에서는 홍명보 감독이 가장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허 부회장은 “오늘 최종적으로 기술위원회를 열어서 여기서 취합된 의견을 바탕으로 앞으로 회장단 회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위의 추천을 토대로 회장단 회의를 해서 종합적으로, 물론 기술위원장도 포함돼 검토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부회장은 또 “최종적으로 결정된 상황을 회장님의 재가를 얻어 차기 대표팀 감독이 결정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 기간은 늦어도 1주일 안이며 그 동안 압축해서 다음주 초쯤 발표를 예상한다고 했다.

허 부회장은 유력한 후보 감독을 유달리 강조하면서 ‘복수추천’이라는 복선도 깔았다. 허 부회장은 후보 4명 모두 협상을 벌였다고 했다. 그는 대표팀 감독은 하루아침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이 말을 믿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조광래 감독 경질 때도 그랬고 언제나 축구협회는 수뇌부가 정해놓은 대로 차기 감독을 임명했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감독이 우선이었다. 오죽하면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독이 든 성배’라고 했을까. 이런 점에서 홍명보 감독은 협회가 오래전부터 준비해둔 인물이다. 언젠가는 홍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에 오를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맥없는 기자회견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수근거렸다. “역시 예정대로 가는 구만. 축구협회가 하는 일이 감독 교체밖에 없나.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은 어디로 간 거야?”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