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머스트 밴드의 시대’ K록의 진격 보여주는 종합세트

입력 2013-06-19 17:26


매주 화요일 밤 11시, 케이블 채널 Mnet ‘머스트 밴드의 시대’에선 국내 최정상 밴드의 맞짱 경연이 펼쳐진다. 6팀이 직접 경쟁 상대를 지목해 1대 1 공연을 펼친 뒤 이긴 세 팀 중 우승자를 뽑는다. 18일 5회 방송으로 반환점을 돌았는데 ‘시즌 2’ 제작 요구가 쏟아질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장르의 록 밴드들이 자존심을 걸고 선보이는 무대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 펑크록의 대표 주자 ‘노브레인’, 한국 모던록의 효시라 할 ‘델리 스파이스’ 같은 거물급 밴드들은 일종의 ‘맏형으로서의 사명감’으로 무대에 섰다.

여기에 무서운 신예 ‘쏜애플’, 강력한 사운드로 해외에서 더 알아주는 ‘갤럭시 익스프레스’, 세련된 일렉트로닉록을 선보이는 ‘솔루션스’ 등도 가세했다. 5회 방송에선 감성 어쿠스틱 사운드를 들려주는 ‘옥상달빛’과 ‘브로콜리 너마저’도 무대에 올랐다. 아이돌 중심의 K팝이 주춤한 사이 홍익대 인디 신에서 실력을 키워 온 ‘K록의 진격’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는 이가 윤신혜 프로듀서(CP)다. 윤 CP는 18일 전화 인터뷰에서 “여전히 대중들은 록 밴드 하면 가죽점퍼 입고 체인 달고 다니는 사람이 하는 시끄러운 음악을 떠 올린다”며 “다양한 밴드들이 저마다의 캐릭터를 마음껏 보여주는 무대를 통해 이렇게 좋은 밴드들이 많다는 걸 대중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쟁쟁한 밴드들을 한 무대에 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서로 다른 장르의 밴드를 놓고 벌이는 ‘서바이벌’ 포맷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았다. 윤 CP는 “승부의 장에 나오면 자기 안의 것을 끄집어내는 능력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서바이벌 포맷을 가져왔을 뿐이고 승패가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에 탈락 제도도 도입하지 않았다”고 설득했다.

꾸준히 인디밴드의 방송 출연을 지원해온 진행자 ‘윤도현 밴드’에 대한 신뢰가 섭외에 도움이 됐다. 출연을 꺼리던 밴드들이 “도현이 형을 믿고” 나온 경우도 있다. 한때 대중 인지도가 높은 ‘장기하와 얼굴들’ ‘국카스텐’의 출연도 검토했으나 새 앨범 준비 등의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

독설 심사위원이 없다보니 서바이벌 프로 특유의 재미는 덜한 편이다. 제작진은 관객과 시청자가 무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쪽을 택했다. 윤 CP는 “밴드 여섯 팀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악기 편성이 달라져 사운드를 점검해야 하고, 무대를 바꾸느라 시간이 걸린다”며 “윤도현 밴드는 그럴 때 현장에 긴장감이 유지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주도한다”고 전했다.

8부작 프로그램 가운데 남은 회차에서 ‘데이브레이크’ ‘갤럭시 익스프레스’ ‘3호선 버터플라이’ 등이 ‘올해의 밴드’ 타이틀을 놓고 마지막 일전을 벌인다. 우승팀에겐 상금으로 음반 제작 지원비 1억원이 수여된다. 윤 CP는 “시즌 2 제작 여부는 결정된 바 없지만 아직 소개하지 못한 좋은 밴드들이 너무 많다”며 “여건이 된다면 ‘제이레빗’과 ‘옥상달빛’, ‘노브레인’과 ‘크라잉넛’ 등 비슷한 음악을 하는 대표 밴드들이 맞붙는 번외 무대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