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중 세상 떠난 어머니 사망보험금 기부한 아들
입력 2013-06-19 16:16
[쿠키 인물]봉사활동 중 사고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사망보험금을 아들이 기부해 감동을 주고 있다.
대한적십자가 제주도지사는 지난 18일 이경환(35·서귀포시 중문동)씨가 어려운 이웃돕기에 써 달라며 현금 1000만원을 기부해 왔다고 19일 밝혔다. 이 돈은 30여년 간 봉사의 삶을 살아온 이씨의 어머니 김영숙(67)씨의 사망보험금이다.
김씨는 1980년 적십자사와 처음 인연을 맺은 뒤 34년간 도내 곳곳을 다니며 결연가정 지원, 구호품 전달, 이재민 구호활동 등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펴 왔다.
특히 한 주(週)도 빠지지 않고 어버이 결연을 한 조손가정이나 홀몸노인 가정을 방문해 어려운 이웃을 돌봤다. 이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김씨를 ‘나눔 천사’로 불렀다. 2005년 서귀포시 남원읍 폭설 현장, 2007년 태풍 나리 피해현장에도 김씨는 항상 어려운 이웃과 함께했다.
그러던 김씨가 지난 2월 27일 취약계층에 전달할 구호품을 받기 위해 이동하던 중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평화로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사고 며칠 전 적십자 서귀포시협의회장으로 선출돼 이날 선임증도 받기로 했으나 수여식에 참석조차 못한 상황을 맞았다.
아들 경환씨는 “어머니는 아침에 일어나 ‘적십자사 노란 조끼를 입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웃음 짓곤 했다”며 “적십자사는 어머니가 인생의 절반을 몸담은 곳인 만큼 이 돈을 뜻 깊은 곳에 잘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적십자사 제주지사 이용희 회장은 “기부금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도내 소외계층을 돕는 일에 쓰겠다”면서 “마지막까지 봉사하고 떠난 고인을 생각하면 숙연해진다”고 말했다.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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