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법원 “공영방송 폐쇄 일시 철회하라”

입력 2013-06-18 19:19

재정 긴축 일환으로 국영방송국(ERT)을 전격 폐쇄했던 그리스 정부의 조치를 법원이 철회하라고 판결했다고 BBC 등이 18일 보도했다.

그리스 최고행정법원은 17일(현지시간) ERT 방송국의 잠정 폐쇄를 포함한 정부의 행정명령은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다만 법원은 정부가 방송국을 폐쇄하고 2700여명을 해고할 권리를 갖고 있으며 ERT는 새로운 방송국이 개국될 때까지만 방송할 수 있다고 한정했다.

지난 11일 그리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채권단의 요구에 따른 긴축 재정 조치 일환으로 ERT를 전격 폐쇄해 연정 파트너인 사회당과 민주좌파가 반발하는 등 연정 붕괴 위기를 맞았다.

법원 판결은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가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사회당(파속), 민주좌파당의 당수와 긴급회동을 갖고 ERT 잠정 폐쇄안이 의회 승인을 받을 때까지 임시로 방송을 재개하자고 제안한 뒤 나왔다.

법원 판결이 전해지자 아테네 북부 교외에 있는 ERT 본부 밖에 있던 수천명의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사마라스 총리는 ERT가 투명성이 부족하며 낭비가 심해 폐쇄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으나 야당이 반발하는 등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