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t 조각품 백화점 광장에 우뚝… 일본 신예 고헤이 나와 작품 천안 신세계百 조각공원에 설치

입력 2013-06-18 18:56


일본 교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고헤이 나와(38·사진)는 미국의 유력 월간지 ‘아트 앤 옥션’이 지난해 ‘미래에 가장 소장가치가 있는 50인의 작가’로 선정할 정도로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다. 그의 작품은 도쿄 모리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 유명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한국에서는 충남 천안 고속버스터미널 옆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조각공원에 설치됐다.

다섯 개의 기둥 위에 떠 있는 거대 구름 형태를 띠고 있는 고헤이의 조형물 ‘매니폴드(Manifold)’가 18일 공개됐다. ‘매니폴드’란 매니(Mani·다양함)와 폴드(Fold·접다)의 합성어로 다양한 정보와 물질이 땅에서부터 에너지를 받아 솟구쳐 절정에 달한 상태를 표현하고 있다. 높이 13m, 너비 16m, 폭 12m, 무게 27t에 달하는 초대형 야외조각으로 제작 기간만 2년6개월 걸렸다.

그의 작품이 이곳에 설치된 것은 김창일(62) 아라리오갤러리 회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주변 환경이 아무리 변하더라도 최소한 300년 동안 변하지 않을 작품을 제작해 달라”는 김 회장의 주문에 작가가 1000일간 매달려 완성했다. 알루미늄을 이어붙인 작품은 중국에서 제작한 후 일본에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이곳에 설치하는 데만 100일이 걸렸다. 총 제작비는 50억원.

고헤이는 “할리우드 영화의 3D처럼 현실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거대하고 환상적인 이미지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 뭔가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이어 “구름 형태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하면서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름답고 숭고한 감정을 느끼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안 신세계백화점 조각공원에는 프랑스 아르망 페르난데스의 ‘머나먼 여정’, 영국 데미안 허스트의 ‘찬가’, 미국 키스 헤링의 ‘줄리아’ 등 명작들이 설치돼 있다. 여기에 고헤이의 작품이 추가되면서 볼거리를 더했다. 옆 아라리오갤러리에서는 ‘매니폴드’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아이돌 그룹 빅뱅의 T.O.P(최승현)을 모델로 한 조각 ‘트랜스’ 등을 7월 7일까지 선보인다.

천안=글·사진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