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국정원 사건’ 창과 방패 강릉 출신 남녀 두 의원
입력 2013-06-18 18:36 수정 2013-06-18 22:20
“동향 출신 오누이가 맞붙었다.”
새누리당 권성동(53), 민주당 김현(48) 의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두 사람은 국회에서 둘밖에 없는 강원도 강릉 출신이다. 그런데 둘은 요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을 놓고 여야를 대표해 창과 방패로서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민주당 국정원 대선·정치개입 의혹 진상조사특위 간사인 김 의원은 18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권 의원을 정면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분(권 의원)은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 억지 주장을 많이 하시는 분이다. 옳지 않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권 의원이 전날 상임위 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김부겸 선대본부장이 국정원 직원을 매수했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두 사람이 국정원 사건의 선봉에 서서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각각 이전 두 정권의 핵심 인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권 의원은 이명박정부 때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친이(親李·친이명박)계 행동대장 격이다. 김 의원은 참여정부 때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친노(親盧·친노무현)계 마당발이다.
이전에도 둘은 친이계와 친노계가 맞붙을 때마다 칼날을 겨뤄왔다. 특히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비리사건’ 때와 ‘남북정상회담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때에도 격한 전투를 벌인 바 있다.
때문에 두 사람이 차기 총선에서도 맞붙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비례대표인 김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고, 권 의원은 3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둘은 강릉의 대표적 고교인 명륜고(권 의원)와 강릉여고(김 의원) 출신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