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수 감소 어쩌나”… 역외탈세 조사 더욱 강화키로

입력 2013-06-18 18:37 수정 2013-06-18 22:28

올해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올 1∼4월 세수 실적이 지난해보다 9조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국세청 소관 세수 실적이 70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79조2000억원)보다 8조7000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같은 기간 평균 징수율(41.1%)보다 5.7%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관세청 역시 지난달 말까지 징수한 세금이 26조8000억원으로 올해 목표액 66조5000억원의 40.2%에 그쳤다. 최근 3년간 같은 기간 평균 징수율보다 0.7% 포인트 낮다.

김덕중 국세청장은 업무보고에서 “민간 소비 증가율의 저조 등으로 세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올해 목표 세수를 확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세수 확보를 위해 무리한 세무조사를 벌이는 게 아니냐는 의원들의 추궁에 “세무조사로 인해 확보하는 세수의 비중은 전체의 2∼3% 수준”이라고 항변했다.

백운찬 관세청장 역시 “올해 소관징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지하경제 양성화와 역외탈세 조사 등을 강화해 세수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수 실적 악화는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다. 과세당국은 세수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국세청은 일단 세수관리대책회의를 상설화해 숨은 세원을 찾는 등 세수 관리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정확한 연간 세수 전망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긴밀하게 실무협의를 벌이기로 했다.

다만 중소법인·영세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는 대폭 축소된다. 국세청은 수입금액 100억원 이하의 중소법인이나 지방소재·장기성실·일자리창출 법인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전체 대상자의 0.7%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이 비율은 2010년 0.83%, 2011년 0.8%, 2012년 0.73% 등으로 매년 하락했다.

대신 역외탈세 조사는 더욱 강화된다. 국세청은 미국 영국 호주 등과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역외탈세 정보 공조를 더욱 확대키로 했다. 또 국내외 수집 자료와 자체 보유한 기업들의 해외 자회사 재무상황 및 투자 내역 데이터베이스(DB)를 비교해 해외소득 누락, 이전가격 조작 등 불법 해외투자를 추적하는 작업에 나섰다. 국세청은 지난 5월까지 83건의 역외탈세 사례를 조사해 4798억원을 추징했다.

강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