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北 비핵화 국제공조 VS 北, 對美대화 지원군 얻기
입력 2013-06-18 18:35 수정 2013-06-18 22:13
중국과의 관계 개선 및 북·미 대화를 이어가려는 북한의 움직임과 이 같은 의도에 맞서 국제사회 공조를 굳건히 하려는 북핵 6자회담 관련국들의 외교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전술 변화는 단기적인 국면 전환용으로 보고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관련국들에 제시할 방침이다.
◇대북 압박에 한·미·일, 한·미·중 공조 강화=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 방중 일정에 돌입했다. 그는 19일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북·중 전략대화를 갖는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미국과 중국 연쇄 방문길에 올랐다. 이번 한·미 및 한·미·일 회동에선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의 기준이 무엇이 돼야 하는지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한·미·일 공조는 물론 한·미·중 3각 공조도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본부장은 “(관련국이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에 대해 분명히 다짐하고 비핵화 문제가 진전될 수 있다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을 한층 압박하면서도 ‘대화 및 행동’의 순서에는 한·미 양국에 비해 다소 유연한 입장이다. 따라서 중국이 북·중 전략대화를 통해 북·미 대화의 조건 등에 대해 어떤 태도를 명시적으로 밝힐지도 주목된다.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북한에 자신들이 수용할 수 있는 궤도 안으로 들어올 것을 주문하고 있다”면서도 “북한 문제에 대해 한·미 양국이 갖고 있는 기본적 인식까지 공유하는 것인지는 조금 지나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 의지는 의문=정부는 북한이 미국에 고위급회담을 제의했지만 실제 비핵화 의지는 의문시된다고 평가했다. 외교부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북한의 회담 제의는 이미 예견된 전형적인 전술이며, 진정한 비핵화 의지가 의문시되는 평화 공세적 성격”이라고 규정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통위에서 한·중 정상회담 합의문에 북한 비핵화 언급이 포함될지에 대해 “우리는 그러리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또 “한·미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해 한·미·중 3국의 우선순위는 북한의 비핵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의 북·미 대화 제의는 핵 군축 협상에 맞춰져 있으며, 북한의 제의 내용만으로는 실제 성사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북한의 의도는 북한 지역의 비핵화가 아니라 핵보유국이라는 점을 주장하며 미국과의 동등한 위치에서 상호 핵 군축 협상을 진행하려는 것이라는 의미다.
한편 오는 27일부터 제주도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미·중 3국의 1.5트랙 전략대화는 한·중 정상회담 기간과 일정이 겹침에 따라 7월 하순으로 늦춰진다. 한·미 방위비 분담협상 개시일 역시 당초 예상됐던 6월 말에서 7월 초로 약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