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부실경영] 석탄공사·원자력안전기술원 ‘교체 0순위’

입력 2013-06-18 18:29 수정 2013-06-18 22:20

관치·낙하산 논란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박근혜정부의 공공기관장 ‘물갈이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기관·기관장이 D등급이나 E등급을 받아든 곳이 1순위 교체 대상이다.

기획재정부가 18일 공개한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김현태 대한석탄공사 사장, 박윤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교체 0순위로 꼽혔다. 두 사람은 각각 지난해 4월과 2011년 12월 임명됐다. 이들은 기관장 평가에서 최하 점수인 E등급을 받았다. 기재부는 청와대에 해임을 건의했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됐고, 이번 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기관장의 교체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조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 이용두 소상공인진흥원장, 천창필 우체국물류지원단 이사장, 윤도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 양유석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고경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남궁민 한국산업기술시험원장, 김민 한국세라믹기술원장, 김상원 한국우편사업진흥원장, 이동섭 한국임업진흥원장, 최종석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이 해당된다.

이봉화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은 기관장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지만 이미 지난 2월 3년 임기를 마쳐 예외다. 한국국제협력단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기관장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으나 각각 지난달과 이달에 기관장을 바꿔 추가 인선 가능성은 낮다.

소속 기관이 낮은 점수를 받은 기관장도 물갈이 대상에 오를 수 있다. 기관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한국석유공사 서문규 사장, 한국광물자원공사 고정식 사장,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정형택 원장 등은 영향권 안에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함께 원전 비리의 핵심으로 꼽히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기관·기관장 평가에서 모두 D등급에 그쳤다. 다만 지난 6일 김균섭 전 사장이 면직 처리되면서 새 사장 공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공공기관·기관장의 성적표가 나오면서 청와대발 ‘인사태풍’이 다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실 경영진 퇴출이라는 명분을 얻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금융기관 및 공기업에서 관치·낙하산 논란이 일자 최근 진행했던 공공기관장 교체 작업을 유보했었다. 청와대는 “후보자를 3배수 이상으로 늘려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정부 출범 후 첫 공공기관장 교체 인사로 기록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는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차관이 청와대의 낙점을 받았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임 사장에는 행정고시 출신의 이재영 경기도시공사 사장,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에는 변종립 전 산업부 지역경제국장이 각각 발탁됐었다. 여기에다 금융기관과 금융회사에 옛 재정경제부 출신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관치 논란이 촉발됐다.

다만 이명박정부 초기처럼 일괄 사표를 강요하거나 순응하지 않는 기관장에게 집요하게 사표를 강요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장 교체 폭이 지난 정부처럼 크지는 않을 것 같다”며 “꼭 필요한 기관장만 교체하겠다는 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선정수 권기석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