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제2도약 위해 독일 공부하는데… 김정은 ‘나치 히틀러’ 따라한다

입력 2013-06-18 18:23 수정 2013-06-18 22:12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고위 간부들에게 나치 독일 정책을 배우라며 아돌프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Mein Kampf)’을 선물했다고 북한 관련 뉴스 매체인 ‘뉴 포커스’가 17일 전했다.

평양 엘리트들 사이에 김 위원장이 스위스 유학 시절 히틀러에 심취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민보안대장(경찰청장급)이 공개 석상에서 게슈타포(나치 치하의 정치경찰)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전보다 공포와 정권 선전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생일인 지난 1월 8일 당군사위원회 부장급 간부들에게 하사한 선물 가운데 나의 투쟁이 포함됐다고 뉴 포커스는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이 저서는 최고위층에게만 한정적으로 유포되는 ‘100부 도서’로 인쇄됐다.

이는 과거 김정일 전 위원장이 명절 때 간부들에게 하사하던 고급 섬유, 양주 등 사치품과 다른 양상이다. 현재 김 위원장은 CD, 체육용품, 번역된 외국서적을 선물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또 고위 관리를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핵 개발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병진(竝進) 노선을 강조했으며 이 과정에서 독일이 제1차 세계대전 패배 이후 급속한 재건을 이뤘음을 언급했다. 또한 독일이 이데올로기적 통합을 위해 스포츠를 적극 활용한 것을 강조하고, 히틀러의 아동 정책이 우수하다며 당 선전부에 ‘세 자녀 출산’ 정책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경향은 고위 관리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최부일 인민보안대장은 공개 석상에서 “다른 나라는 군대보다 경찰을 두려워하는데 우리 또한 게슈타포를 따라 이런 모습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언급이 알려지면서 상호간 의심과 공포 분위기가 고조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나의 투쟁은 히틀러가 뮌헨반란 이후 투옥돼 있던 1924년 구술을 시작해 1925∼1927년에 2권으로 간행한 책이다. 반(反) 유대주의적 세계관, 게르만 민족의 대제국 건설에 관한 구상 등이 기록됐다. 그러나 모순된 내용과 비문이 많아 히틀러 자신도 뒤늦게 출간을 후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