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든 때 싹싹∼ 건강은 쑥쑥∼ 냉장고 청소·수납 노하우
입력 2013-06-18 18:29
우리 집 먹거리가 있는 냉장고가 변기보다 더러울지 모른다. 그럴 리가 없다고? 올봄 한 방송국에서 냉장고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변기보다 평균 10배에서 1만배까지 높게 나왔다. 전문가들은 깨끗이 청소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냉장고는 가족들의 건강은 물론 절전에도 한몫한다고 입을 모은다. 마침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때 이른 더위가 주춤하니 이번 주 냉장고 청소에 나서자.
냉장고 청소 전문업체 ‘콜드케어’ 강현용 대표는 “냉장고를 제대로 청소하기 위해선 음식물을 모두 꺼낸 뒤 전원을 끈 상태에서 해야 한다”고 일러 준다. 한 칸 한 칸 행주로 쓱쓱 닦으면 당장은 깨끗해보일지 몰라도 세균 번식만 부채질하게 된다는 것. 신문지 등을 깔아놓고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다 꺼내놓고, 상했을 염려가 있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나머지는 아이스박스에 담아 놓는다.
강 대표는 “냉장과 냉동실의 선반과 서랍은 모두 분리해 미지근한 물에 담가 찌든 때를 불리고, 그 동안 냉장고 내부의 얼룩이나 오염, 이물질은 천연세제를 수세미에 묻혀 꼼꼼하게 닦으라”고 말했다. 세정기능이 있는 베이킹 소다 1티스푼과 살균기능이 있는 식초 3티스푼을 물 1컵에 풀어 닦아 주면 세정·살균·탈취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천연세제를 만들 수 있다. 냉장고 문의 고무패킹은 칫솔 등 솔에 천연세제를 묻혀 문질러 닦고, 냉기가 나오는 홈은 면봉에 물을 묻혀 구석구석 닦아낸다.
강 대표는 “가끔 깔끔한 주부들이 소독용 알코올로 닦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살균처리는 되지만 오염이 제대로 닦이지 않고 냄새가 심해 냉장고를 바로 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수세미와 솔로 닦아낸 다음에는 깨끗한 행주로 물기나 습기를 완벽하게 없앤다. 이때 주방에서 쓰는 행주는 절대 사용 금물이다. 선반과 서랍은 주방용세제로 깨끗이 씻은 다음 여러 번 헹군 뒤 마른행주질을 해 제자리에 끼워 넣는다.
냉장고 외부는 물수건으로 닦아낸 다음 천연 세제를 묻혀 오염을 제거한다.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 손잡이 안쪽은 특히 신경 써서 닦고, 냉장고 뒤 쪽의 방열기에 쌓인 먼지는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인다. 특히 손잡이는 적어도 이틀에 한번은 천연세재로 닦아야 한다.
냉장고 안팎을 깨끗이 청소했다면 절반의 일을 마친 셈. 채소 소믈리에 김은경씨는 “냉장고에 식재료를 제대로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식품간의 교차 오염과 세균 번식을 막아 여름철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고, 정리가 잘되면 문 여는 시간이 단축돼 음식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전력 손실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냉장고 수납의 기본은 냉장고 냉동실의 서랍 선반 등 공간의 특성에 맞춰 넣는 것. 김씨는 “냉동실은 문 여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데 신경 쓰고, 냉장실은 사용빈도에 따른 칸칸 수납을 하라”고 일러 준다.
냉동실을 이용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보관기간이다. 김씨는 “모든 식재료는 영하 15도에서 보관기간 3개월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냉동실에 음식물을 넣을 때는 한번에 먹을 수 있는 양만큼 나눠서 용기에 담아 냉동시키고, 라벨지에 수납 날짜와 내용물의 종류를 써서 붙여 놓으면 제때 빨리 찾아 조리할 수 있다. 수납용기는 사각형의 투명한 용기가 공간 활용과 내용물 확인에 도움이 된다.
가장 온도가 낮은 서랍 칸에는 육류나 생선류 등을 보관한다. 냉동실 가운데 칸 한쪽을 여유 있게 비워두면 냉기 순환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등 갑작스럽게 수납해야 할 음식이 생겼을 때 냉동실 정리를 다시 할 필요가 없다. 냉동실 문 칸에는 도어포켓용 전용 제품 등 밀폐용기에 손질한 멸치, 새우 등 건어물이나 밀가루나 빵가루, 미숫가루 등을 담아 놓는다. 냉장실 맨 위 칸에는 달걀 두부 어묵 등 비교적 가볍고 자주 사용하는 제품들을 보관한다. 둘째, 셋째 칸에는 매일 먹는 반찬류를 넣고 아래칸으로 갈수록 김치나 된장 등 무게가 나가는 저장 식품 등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한국정리정돈협회 임희정 회장은 “냉동실은 물론 냉장실도 70∼80%만 채워야 냉기 순환이 잘된다는 것을 명심하라”면서 냉장고 앞에 재고조사표를 붙여 있는 데도 또 사는 낭비를 막으라고 당부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