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사관학교교회 지역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
입력 2013-06-18 17:43
30년 가까이 비어 있던 낡은 군인교회가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 동작구는 18일 서울 신대방동 보라매공원에 있는 옛 성무교회(공군사관학교 교회)를 개조한 ‘동작아트갤러리’(사진)를 오픈했다. 갤러리 건물은 알파벳 ‘A’ 형태를 지닌, 성무교회 건물의 원형을 그대로 복원했다.
성무교회의 역사는 1964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남 진해에 있던 공군사관학교가 1958년 12월 신대방동으로 옮겨진 지 6년 만에 건립됐다.
교회 건축은 한·미 양국의 장병들과 국내외 신자들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특히 장지량 공군사관학교 교장 재임 당시 미 공군 참모총장이었던 르메이 대장과 미 공군 군목장인 테일러 소장의 협조가 컸다. 이들을 중심으로 미 공군 장병들의 성금이 줄을 이었고, 국내외 신자들도 십시일반 모금에 동참하면서 당시로선 거액인 2만8000달러의 건축비가 모아졌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당시 성무교회는 “한·미 우호와 동맹의 상징”으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성무교회는 그로부터 약 20년 동안 공군사관학교 생도들이 예배하고 기도하는 ‘영혼의 안식처’가 되어왔다. 하지만 1985년 공군사관학교가 충북 청원으로 이전한 데 이어 이듬해 학교 터가 보라매공원으로 바뀌면서 성무교회는 빈 공간으로 방치된 채 잊혀졌다. 동작구는 2011년 건물 소유주인 서울시로부터 교회건물을 무상으로 건네받아 지상 1층 393㎡(약 119평) 규모의 전시공간으로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지역 내에 상설 문화예술 전시공간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십분 고려됐다.
문충실 동작구청장은 “버려져 있었지만 유서 깊은 교회 건물이 지역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는 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면서 “지역주민이 마음껏 향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쓰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갤러리는 예술품 전시뿐만 아니라 공연과 강연, 세미나 장소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