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미인 원하세요? 각질 제거에 신경쓰세요

입력 2013-06-18 17:36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라고…. 젊음이 꽃이지 늙은 꽃이 어디 있어!” 장마를 앞두고 반짝 화창했던 지난 일요일(16일), 김미진(48·경기 군포 산본동) 여사는 화장대 앞에서 공연히 미당 선생에게 시비를 걸었다. 젊어선 ‘피부 미인’ 소리를 들었던 김 여사는 요즘은 거울 보기가 짜증스럽다. 기미나 잡티가 많은 것도 아닌데 칙칙해 보이고, 거칠고, 화장도 잘 받지 않는다.

“친구들은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는다고 하는데, 전 겁이 나서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피부에 좋다는 비싼 화장품을 쓰는데 아무 소용이 없네요.”

김 여사의 얼굴이 환해질 방법은 없을까? 피부과 의사들은 무턱대고 고가의 화장품을 바르기 전에 피부 컨디션에 따른 각질관리가 먼저 돼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지함 피부과 이유득 원장은 “피부세포는 계속 생성되기 때문에 기존 피부세포는 점차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으로 올라오게 되며, 각질층에 도착한 세포들은 소위 ‘각질’이라고 불리는 죽은 세포가 돼 피부에서 떨어져 나가고 새 세포로 교체된다”면서 보통 이 과정이 4주간 걸리는데 나이가 들수록, 자외선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피부가 건조해지면 탈락이 되지 않고 남아 있다고 말했다. 각질이 피부표면에 남아 있으면 얼굴빛이 칙칙하고 어두워질 뿐만 아니라 피부 트러블도 잘 일어난다.

각질이 떨어져 나가지 않아서 그렇다면 몸의 때를 밀듯이 밀어버리면 되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안 된다. 차앤박피부과 일산점 김명환 원장은 “물리적인 자극은 피부 보호막을 파괴할 뿐 피부재생 효과는 미비해 피부상태가 더욱 나빠질 뿐”이라면서 각질이 쌓여 피부가 칙칙하다면 물리적인 자극이 적고, 피부를 차오르게 하는 필링제품을 활용해보라고 권했다.

각질관리는 여름철 강렬한 자외선과 에어컨 바람으로 피부가 건조해져 각질층의 정상적인 턴오버가 잘 이뤄지지 않는 20,30대 여성들의 피부관리에도 필수다.

필링 제품은 산(Acid) 성분을 이용한 화학적 필링과 알갱이로 마찰을 일으켜 각질을 제거하는 물리적 필링제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김 원장은 “AHA(알파하이드록시애시드)와 BHA(베타하이 드 록시애시드)가 대표적인 화학적 각질제거제 성분”이라면서 AHA는 건성이나 민감성 피부, BHA는 지성이나 여드름성 피부에 적합하다고 일러 준다. 글리콜산 구연산 만델산 등 AHA는 표피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피부 표면에 달라붙어 있는 죽은 세포를 떼어낸다. 살리실릭산으로 대표되는 BHA는 표피의 각질은 물론 모공 속 유분에 침투해 모낭 내막에 축적된 피부세포가 모공을 막지 않게 제거한다. 최근에는 각질 탈락을 유도해 세포 교체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돕는 PHA(폴리히드록시산) 성분도 쓰이고 있다. 피부에 천천히 침투되며 자극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 원장은 “산 성분이 든 제품을 사용한 다음 피부가 붉어지거나 따끔거리면 사용을 중단해야 하다“면서 피부가 예민하다면 각질 사이의 연결고리를 잘라 제거하는 파파인효소 등 단백질 분해효소 제품을 써보라고 권했다.

자신의 피부에 맞는 필링제로 각질제거를 한 다음에는 더욱 세심한 손질이 필요하다. 김 원장은 “필링을 한 다음 피부를 방치했다간 자칫 더 건조해지고 예민해질 수 있으므로 진정과 수분 효과가 뛰어난 크림을 넉넉하게 바르고, 자외선차단제를 꼭 쓰라”고 당부했다.

시중에는 젤, 클렌징, 마스크 시트 등 다양한 종류의 필링제품들이 나와 있다. 주1회 패드로 닦아내면 각질 관리가 되는 필로소피의 ‘더 마이크로딜리버리’(12장, 10만원), 오휘 ‘화이트 익스트림 셀샤인 매직 필링’(100㎖, 4만8000원)은 AHA가 주성분이다. 폴라초이스의 ‘스킨 퍼펙팅 BHA 리퀴드’(118㎖, 3만1000원)는 BHA 제품이다. 차앤박화장품의 ‘CNP닥터레이화이트필’(6회용, 8만9000원)은 PHA 제품이다. 효소제품으로는 이지함화장품의 ‘셀라벨 화이트 - p 자임’(15g,9000 원), 아이오페의 ‘엔자임 파우더 트리트먼트 워시’(50g, 2만8000원대) 등이 있다. 토니모리의 ‘골드 블랙슈가 마스크’(100㎖, 5900원), 미샤 ‘수퍼 아쿠아 필링 젤’(100㎖,1만800원), 헤라 ‘필링 고마쥬 팩’(100㎖, 4만5000원대)은 작은 알갱이가 들어 있는 물리적 필링제다. 스킨푸드의 ‘파인애플 필링젤’(100㎖, 7900원)은 AHA 성분에 천연 셀룰로오스 알갱이를 더한 복합제품. 각화성분인 헤페스가 주성분인 키엘의 ‘오버나이트 바이오로지컬 필’(50㎖, 6만4000원대)은 바르고 자면 각질이 제거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