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이동국… 보은의 골 쏜다

입력 2013-06-17 19:23 수정 2013-06-17 22:31

‘중동킬러’ 이동국(34·전북)이 김신욱(25·울산)과 고공 투톱을 이뤄 ‘문수대첩’ 달성에 나선다.

이동국은 18일 오후 9시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최종전에서 김신욱과 짝을 이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최강희 감독은 17일 오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퇴전의 각오를 피력했다. 최 감독은 “모든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은 상태이며 공격진은 걱정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미드필더나 수비쪽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출전하기 때문에 그 선수들이 얼마만큼 조화를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좌우 날개에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을 투입하고 이동국-김신욱을 전방에 내세우는 등 다양한 전술을 검토했다. 고민 끝에 최 감독은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는 이란을 격파하기 위해서는 이동국-김신욱 조합이 최고 필승 카드라는 결론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욱은 196cm고 이동국은 187cm이어서 파워가 좋은 이란 수비수를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동국은 현 대표팀 구성에서 이란을 가장 잘 아는 선수다. 2000년 10월 23일 레바논 아시안컵 8강전에선 1-1로 팽팽히 맞선 연장전반 10분 통렬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승리를 기록했다. 2004년 중국 아시안컵 8강전에서는 비록 패하긴 했으나, 이란의 골문을 열면서 킬러 본능을 과시했다.

공격수로 출전이 유력한 김신욱은 지난해 이란 원정패배에 대한 설욕전에 대해 “여기는 테헤란이 아니라 대한민국 울산”이라면서 “비기거나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꼭 승리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출전 여부가 최대 관심사인 곽태휘(알 샤밥)는 지난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15일까지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16일 전격 훈련에 합류해 이란전에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최 감독이 마지막 경기인 만큼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더 쌓게 한다는 취지로 김기희(알 샤일라) 등에게 선발을 맡기고 곽태휘는 교체 멤버로 돌릴 수도 있다.

이란전은 또 수중전이 최대 변수다. 기상청예보에 따르면 경기 당일 강수확률은 80%다. 강수량은 20∼39㎜가 내릴 전망이다.

그동안 거침없는 독설을 퍼부었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은 “‘복수’에는 ‘축구’로, ‘피’에는 경기장에서 흘릴 ‘땀’으로 대답하겠다”면서 “한국과 전쟁이 아닌 축구를 하기 위해 이곳에 왔지만 꼭 전쟁을 해야한다면 우리는 축구로 하겠다”고 밝혔다. 양 팀의 수위 높은 설전이 계속되자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상대 감독을 감정적으로 자극하는 발언을 삼가 달라’는 권고까지 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란과의 경기에서 본선 진출이 확정될 경우 대대적인 축하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김주성, 김호, 박항서, 서정원, 안정환, 정해성, 차범근, 황보관, 허정무 등 역대 월드컵 스타와 감독들이 이 자리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축하할 예정이다. 한국이 8회 연속 본선에 오를 경우 아시아 최다이자 세계 6위의 기록이다. 브라질이 현재 20회 연속 본선 진출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독일(15회) 이탈리아(13회) 아르헨티나(10회) 스페인(9회)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인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