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아베노리스크… 무리한 경기부양책 역효과

입력 2013-06-17 19:16

아베노리스크와 아베노미디어.

경제·정치적 난관에 부닥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처지를 보여주는 두 신조어다.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는 역풍 속에 ‘아베노리스크(安倍のRisk·아베의 위험)’로 추락할 위험에 직면했고, 아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채널을 일컫던 ‘아베노미디어’는 야권에 대한 독설창구로 전락했다.

그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우호적이던 일본 언론들조차 최근엔 정권의 무리한 경기부양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온라인 뉴스에는 ‘야베(やべ·위험하다)노믹스’ 또는 ‘아레(あれ·뜬금없다)노믹스’ 등 그의 경제정책을 비꼬는 신조어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교도통신도 17일 이시카와 마사노부 도쿄포렉스앤우에다할로우 선임 외환 매니저의 말을 인용해 “아베의 구상이 주저앉으면서 경제의 하강 위험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이시카와는 “엔화 가치가 더 떨어져 수출이 늘지 않으면 추가 성장이 힘든 상황”이라며 “아베 총리가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아베 정권의 조바심은 총리의 SNS 게시물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동유럽을 순방하고 있는 아베 총리는 폴란드에 체류 중이던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호소노 고시 민주당 간사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앞서 호소노 간사장은 아베 총리가 현 정권의 외교정책을 비판한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전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의 인터뷰에 과민반응을 보이자 “총리로서 (현재) 민간인에 대한 비판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베는 이에 “인식이 완전히 핵심을 벗어났다”면서 “나의 적확한 반론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호소노 간사장이 납치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다나카 전 국장을 비판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납치문제에 대한 자성은 전혀 없다. 그러니 안 되는 것”이라고 민주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과도한 반응은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권의 불안감을 드러낸다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이날 아베 총리는 수행기자단에 선거 이후 민주당 일부 의원들까지 끌어들여 개헌세력을 확보할 것이란 속내를 내비쳤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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