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6월 18일 방중… 19일 장예쑤이와 회동
입력 2013-06-17 18:42 수정 2013-06-17 00:14
북한이 미국에 고위급 회담을 제의한 데 이어 핵 협상을 총괄하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중국으로 급파한다. 지난달 대(對)중국 특사 파견, 남북 및 북·미 대화 제의에 이어 다시 북·중 고위급 대화에 나선 것이다. 한·미·일 3국도 같은 날 대북정책을 조율할 예정이어서 이번 주는 핵 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 당사국 간 외교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릐김계관 중국 방문, 북한 분주한 움직임=중국 외교부는 김 부상이 19일 베이징에서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전략대화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중국 당국이 북한 고위급 인사 방문 사실을 사전에 공식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전략대화는 양측 간에 밀접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쌍방은 양자 관계, 조선반도 정세 등과 관련해 깊은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상은 18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 부상의 중국 방문은 지난해 2월 베이징에서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회담한 이후 처음이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 이후 단절된 북·중 간 고위급 대화 채널을 본격적으로 복원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김 부상이 중국 측에 북·미 대화 제안 취지를 설명하고 중국이 대화 성사를 위해 역할을 해 달라는 당부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비핵화의 로드맵 등을 중국에 설명할 가능성도 있다.
김 부상의 방중은 특히 워싱턴의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과 같은 날 열리고, 한·중 정상회담을 불과 1주일여 앞두고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워싱턴에 이어 이번 주말 베이징을 방문,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도 만날 예정이다.
릐북한, 전술적 차원 국면전환 모색=통일부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최룡해 특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전술적 차원의 국면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부터 이어진 이지마 이사오(飯島勳) 일본 내각관방 참여의 방북, 최 특사의 방중, 남북당국회담 제의, 북·미 대화 제의가 모두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전술 변화의 연장선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미국이 실제로 북한의 제의에 응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미국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를 포함해 국제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한편 국회 외통위는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실무접촉 당시 합의서 초안에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명기하지 않았다고 답해 위증 논란이 일면서 결국 파행됐다.
결국 북한과 6자회담 당사국이 본격적인 대화국면에 들어가려면 북한 스스로 비핵화 조치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이다. 6자회담의 각종 합의와 북·미 간 2·29 합의에는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허용, 핵실험·미사일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활동 중단 등이 들어 있다.
남혁상 기자,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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