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면역 거부반응’ 없앤 미니 복제돼지 생산 성공

입력 2013-06-17 18:36


국내 연구팀이 돼지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 때 생기는 ‘급성 면역 거부반응’을 없앤 미니 복제돼지 생산에 성공했다.

2009년 이종(異種) 장기이식의 첫번째 관문이었던 ‘초급성 면역 거부반응(알파 갈 유전자)’을 없앤 복제돼지 ‘지노(Zeno)’ 생산에 이어 두번째 장벽까지 극복한 연구 성과로 향후 대체 장기 개발의 중요한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국대 동물생명공학과 김진회·권득남 교수팀은 전남대, 차의과학대, 순천대, 미국 미주리대학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사람에게는 없고 오직 동물에게만 존재해 이종 간 장기이식 때 급성 이식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물질 ‘비알파 갈’의 원인인 ‘CMAH유전자’를 제거한 미니 복제돼지를 생산해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발표됐다.

권득남 교수는 “지난해 중순 유전자 조작 기법을 통해 태어난 복제돼지 17마리 중 10마리는 폐사하고 7마리(암컷 3, 수컷 4마리)는 잘 자라고 있다”면서 “특히 암컷 3마리는 급성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완전히 제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돼지 장기는 사람 것과 비슷해 증가하는 장기이식 수요자들을 위한 대체 장기로 주목받고 있다. 미니 돼지는 사람 체중에 맞춰 다 자라도 80㎏급이다. 하지만 다른 동물 종(영장류)에 이식된 후 치명적인 초급성 및 급성 면역 거부(장기가 괴사됨)를 일으키는 게 해결 과제다. 미국 연구팀은 알파 갈 유전자 1개만을 없앤 복제돼지의 심장을 원숭이에게 이식한 실험에서 6개월 생존 기록을 확인한 바 있다.

권 교수는 “기존 알파 갈이 제거된 돼지와 이번에 생산된 돼지의 교미를 통해 2개 유전자를 없앤 돼지로부터 장기를 얻는다면 심장, 신장, 간 등 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종 장기이식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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