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에서 개신교가 급성장하고 있다고 17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가톨릭교회가 제대로 보듬지 못한 브라질 도시 빈민층을 파고든 개신교는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까지 확보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 인구 2억명 가운데 5000만명(25%) 정도가 개신교인이며, 이 중 4400만명이 오순절파 신앙을 갖고 있다. 1970년대까지 90%를 차지하던 가톨릭 인구는 60%대로 줄었다. 가톨릭교회의 엄숙한 미사와 달리 열정적으로 설교하고 찬양하는 개신교 예배가 현지인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같은 교세 확장과 함께 개신교계는 현지에서 무시 못할 정치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스타 설교자인 실라 말라파이아(사진) 목사가 지난 5일 수도 브라질리아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 동성결혼·낙태 반대 시위에는 4만여명이 운집했다. 동성결혼과 낙태 이슈를 국가적 어젠다로 끌어올린 말라파이아 목사는 이날 집회에서 “사탄은 가족의 가치를 절대로 파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외쳤다.
현재 브라질 하원의 68석과 상원의 3석을 개신교계 정당이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개신교계가 상당한 영향력을 갖춘 정치세력으로 떠오르자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해 목사 출신 정치인 마르셀로 크리벨라를 수산양식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다비드 플라이셔 브라질리아대 정치학 교수는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호세프 대통령은 개신교계를 소외시킨다면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세계최대 가톨릭國 브라질서 개신교 급성장한 까닭은?
입력 2013-06-17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