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에세이집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출간… ‘코리안 특급’ 야구인생 30년의 고백
입력 2013-06-16 19:16
“비록 이제 더 이상 내 손에 공은 없지만, 처음 공을 쥐었을 때의 그 떨림만은 간직하고 있다. 이제 다시 내 심장을 다시 움직이는 것을 찾으려 한다. 공 없이도 나를 숨 쉬게 하는 것. 나를 또 다른 시련으로 이끌어 도전하고, 성장하게 하는 것. 새로운 무언가는 또 다른 마운드를 만들어 나를 그 위에 서게 할 것이다.”
지난해 11월 30일 은퇴를 선언하고 마운드를 떠난 ‘코리안 특급’ 박찬호(40)가 30년 야구 인생을 담은 에세이집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웅진지식하우스)를 냈다. 그는 1994년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 입단해 미국 무대에 진출한 자신의 행보를 책에서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에 비유하며 이렇게 털어놓았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당시, 나는 완벽한 야구선수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루키’. 유망주였다. 게다가 내 팔꿈치에는 깨진 뼛조각이 있었다. 한양대학교 1학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는 뼛조각을 안고 살고 있다.”
자신과 류현진(26·LA 다저스)의 차이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자신이 고졸 출신으로서 메이저리그의 문을 연 반면, 한국프로야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을 계기로 한국 야구가 계속해서 그 검증의 문을 더 넓혀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1999년 6월 당시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상대팀 선발투수 팀 벨처에게 이단옆차기를 날렸던 상황과 관련한 고백도 눈길을 끈다. “팀 벨처는 한국인을 무시하는 행동과 욕설로 나에게 모욕감을 주었다. 나는 그 모욕을 참을 수 없었다. 사실 나는 미국 팬들에게 협박을 당하고 팀 메이트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에세이 인세는 박찬호장학재단 후원금으로 쓰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