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종사’ 감독 왕자웨이 “10년 준비… 기존 무협영화와 달라”
입력 2013-06-16 19:06 수정 2013-06-16 10:41
2013 ‘중국영화제’ 개막
“기존의 무협영화와는 많이 다를 겁니다. (무협영화는 아니지만) ‘반지의 제왕’처럼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라 정확한 시대배경이 있고 실존인물을 다루고 있습니다. 눈을 자극하는 액션영화가 아니라 무림의 세계에 있는 철학과 이치를 담았습니다.”
‘열혈남아’ ‘해피투게더’ ‘아비정전’ ‘동사서독’ ‘타락천사’ ‘중경삼림’ ‘화양연화’ 등 수많은 대표작을 낸 중국의 왕자웨이(55) 감독은 신작 ‘일대종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16일 개막한 ‘2013 중국영화제’ 참석차 내한한 그는 개막작 ‘일대종사’의 주연배우 량차오웨이(51) 장쯔이(34)와 함께 서울 CGV여의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일대종사’는 리샤오룽(이소룡)의 스승이자 영춘권의 고수로 잘 알려진 예웬(엽문)의 무협 일대기를 그린 영화. 올해 초 제6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선정됐던 작품이다. 1930년대 일제 침략기를 배경으로 혼란스러운 정세 속 중국 무예의 세대교체라는 주제를 왕 감독 특유의 영상미로 표현했다.
트레이드마크인 선글라스를 끼고 기자회견장에 나온 그는 “1998년부터 만들고 싶었던 영화다. 하지만 2008년에야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작비 때문이었다. 그때가 되어서야 중국 영화시장이 우리가 원하는 예산을 용납할 수 있을 만큼 커졌다”고 말했다.
엽문의 일생을 연기한 량차오웨이는 특유의 느린 말투로 “엽문은 진중하고 의지력이 강하고 용감하고 낙관적인 사람이다. 영화배우로서 나는 아직은 일대종사라고 말할 수 없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송혜교(엽문의 아내 역)와 처음으로 작업했다. “드라마를 통해 봤을 때는 예쁘고 소녀 같은 느낌이었다. 이번에 같이 찍으면서 성숙하고 그 시대에 맞는 귀족적인 모습을 보고 또 다른 매력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장쯔이는 “3년이라는 긴 촬영 시간, 영하 30도의 추위와 견뎌야 했다. 영화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감독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마무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연기하고 싶은 한국배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주저 없이 “원빈”이라고 답했다. ‘일대종사’는 중국에서 올해 초 개봉해 왕 감독의 역대 작품 중 가장 큰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으며 국내에는 8월 말 개봉 예정이다.
중국영화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와 중국 국가신문출판 광전총국이 공동주최하고 CJ E&M, CJ CGV가 공동 주관해 올해 8년째를 맞았다. ‘중국영화를 대표하는 최고의 얼굴을 만나다’라는 슬로건으로 이날 개막한 2013 중국영화제는 20일까지 서울 CGV여의도와 부산 CGV센텀시티에서 열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