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벌이 네쿠남 기다려” 매서운 ‘손맛’ 보여줄게

입력 2013-06-16 18:33

손흥민(21)은 지난 13일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네쿠남이 피눈물을 흘리게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그러자 이란 축구 대표팀 주장 자바드 네쿠남(33·에스테그랄)은 “할 수 있으면 한번 해 보라”고 응수했다.

18일 오후 9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이란의 최종전. 최대 관전 포인트는 두 선수의 맞대결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12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지만 국가대표로서는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5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넣은 결승골이 유일한 득점이다. 선발 출전 기록도 우즈베키스탄과의 7차전 한 경기밖에 없다. 최근 분데스리가의 명문 구단인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팀을 옮긴 손흥민은 이번 경기에서 화끈한 골을 터뜨려 이적을 자축하고 또 한국을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손흥민은 4-4-2 포메이션에서 왼쪽 날개로 선발 출장해 이동국-김신욱 투톱 공격수를 지원할 전망이다. 이란은 한국을 꺾지 못하면 본선 진출이 불투명해진다. 따라서 공격라인을 끌어올려 매우 적극적인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손흥민이 역습 상황에서 측면 돌파 능력을 활용해 이란의 골문을 열려면 먼저 네쿠남을 뚫어야 한다.

이란의 ‘축구 영웅’ 네쿠남은 레바논과의 7차전에서 오른쪽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창’인 손흥민과 ‘방패’인 네쿠남은 경기 내내 부딪칠 수밖에 없다. 이란이 최종예선 7경기에서 두 골만 내줬는데, 이같은 ‘짠물 수비’는 네쿠남이 중원을 장악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네쿠남은 레바논과의 7차전에서 두 골을 터뜨려 공격력도 무시할 수 없다. 더욱이 한국은 지난해 10월 테헤란에서 열린 4차전에서 수적 우세를 점하고도 네쿠남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뼈아픈 0대 1 패배를 당한 기억이 생생하다.

네쿠남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오사수나에서 활약하며 리그에서 26골을 터뜨렸다. 또 A매치 통산 137경기에 나와 36골을 넣었다. 패스, 수비, 공 소유 능력 그리고 다양한 슈팅 능력으로 네쿠남은 아시아 무대에서 박지성(32·퀸스파크레인전스)과 쌍벽을 이뤘다. 박지성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하자 네쿠남은 기고만장해 있다. ‘뜨는 별’ 손흥민이 울산대첩에서 네쿠남을 울려 ‘지는 별’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