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뻔한 상황서 오심 작렬… 팬 등돌리면 어쩌려나

입력 2013-06-16 18:34

프로야구 2위 넥센과 한창 물오른 LG 경기가 열린 15일 서울 잠실구장은 이날 4경기 중 최고의 빅카드였다. 그러나 경기후 이날의 주인공은 선수도 감독도 아닌 2루심이었다. LG는 0-0이던 5회말 이병규과 윤요섭이 넥센 선발 나이트를 상대로 연속 안타를 쳤다. 여기에 손주인의 보내기 번트, 오지환의 볼넷으로 만루가 됐다. 이어진 2사 후 박용택의 타구가 3루수 땅볼로 연결돼 2루수인 서근창에게 송구하는 것으로 이닝이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박근영 2루심이 누가봐도 아웃상황인 1루 주자 오지환의 2루 세이프를 선언했다. 이후 나이트는 급격히 흔들렸고 곧바로 LG 정의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데 이어 이병규(9번)에게 만루홈런 등을 내주며 무너졌다. 0-0이던 스코어가 판정잘못 하나로 0-8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TV 중계 화면으로 봐도 아웃은 명백했다. 2루수 서건창이 볼을 잡았을 때는 1루 주자 오지환은 손끝은 적어도 30㎝이상 베이스에 못미쳤다. 그 장면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박근영 2루심의 눈초리도 매서웠다.

하지만 팬들은 이번 오심사태를 단순 오심으로 보지 않는다. 이번 오심을 김병현(넥센) 사태와 연결시키는 시선을 주목해야 한다. 김병현은 지난 12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강판하던 도중 심판 머리 위를 넘겨 1루 덕아웃 쪽으로 공을 던져 퇴장을 당했고, 벌금 2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김병현 본인은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심판진은 판정에 불만을 나타냈다는 뜻으로 해석했고, KBO 상벌위원회도 그런 개연성에 손을 들어줬다. 이날 오심에 대해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김병현과의 관련성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넥센팀이나 팬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김병현 사태와 관련해 심판진의 ‘넥센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음모론 마저 제기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