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41년… 쌍둥이 자매 교장 “둘이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입력 2013-06-16 18:25 수정 2013-06-17 02:51


같은 날 시작-같은 날 퇴임하는 박계화·온화 교장

“교사라는 같은 꿈을 꾸며 함께 그 꿈을 이뤘고, 교육자로서의 길을 손잡고 걸은 뒤 퇴임도 같이하게 됐습니다. 항상 둘이 함께였고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같은 날 태어나 같은 날 교사생활을 시작해 오는 8월 나란히 정년퇴임을 앞둔 ‘쌍둥이 자매 교장’이 41년 교단생활을 마무리하는 콘서트를 위해 함께 무대에 선다. 주인공은 서울 천일초 박계화(62) 교장과 상경초 박온화 교장. 박계화 교장이 15분 먼저 태어난 언니다.

둘은 서울 광희초등학교와 서울사대부속중고교, 서울교대도 함께 다녔다. 14년 동안 같은 학교를 니면서 언니는 동생 곁을, 동생은 언니 옆을 떠나지 않았다. 자매는 등하교를 같이 한 것은 물론, 나란히 숙제하고 공부하고 시험도 쳤다.

이들은 1972년 언니 박씨가 서울 중화초등학교로 첫 발령이 났고 동생은 서울 연촌초등학교로 발령이 나면서 떨어져 지내게 됐다. 이후 언니는 주로 강남지역에서, 동생은 강북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교사가 된 이후에도 나란히 교감·교장으로 승진했고, 오는 8월 교직생활을 함께 마무리하게 됐다.

박계화·온화 교장이 퇴임을 기념해 둘만의 콘서트를 열기로 한 것은 교직생활 내내 둘 모두 ‘음악을 통한 인성교육’에 앞장서온 공통분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활동하는 대학생 연합 기타동아리 ‘쌍투스 기타 코러스’의 창단 멤버인 이들 자매는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각각 ‘강동교직원빅밴드’ 단장과 ‘북부초등음악교과연구회’ ‘초중등교사라인댄스연구회’ 회장을 맡아올 정도로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콘서트에는 두 교장이 부모님에게 바치는 시에 작곡가 전준선씨가 곡을 붙인 ‘꽃으로 태어나라’와 대학 동아리 후배인 권오섭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교수가 작사·작곡한 ‘그동안 참 고마웠어요’가 포함됐다. 피날레 곡은 둘이 함께 걸어왔고 앞으로도 같이 걸어갈 ‘길’을 주제로 한 노래로 정했다.

박온화 교장은 “우리 콘서트의 피날레는 가수 이미자 선생님이 40주년 콘서트에서 불렀던 ‘나의 길’로 정했다”며 “‘노래는 나의 인생’이란 노랫말을 우리 인생에 빗대어 ‘교육은 나의 생명’으로 개사해 부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쌍둥이 자매 교장의 이름 끝자인 ‘화(花)’에서 영감을 받아 지었다는 ‘트윈 플라워스(Twin Flowers·쌍둥이 꽃) 콘서트’는 오는 18일 오후 7시 서울 중계본동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