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IJ 페이퍼컴퍼니 명단 공개] 글로벌 기업 역외 탈세 문제 국제 관심사 부상
입력 2013-06-16 18:24 수정 2013-06-17 02:21
글로벌 기업들의 역외 탈세 문제가 17~18일 북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을 필두로 국제사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회담을 앞두고 그간 조세회피지역 페이퍼컴퍼니 명단을 선별적으로 발표해 온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전체 리스트를 일반에 공개하며 대책을 내놓으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는 점이 우선 주목을 끈다.
제러드 라일 ICIJ 국장은 15일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G8 정상회담에서 다룰 문제들”이라고 강조했다. 10만여건에 달하는 막대한 자료를 분석해 보면 글로벌 기업이나 개인들이 어떤 네트워크를 통해 세금을 회피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 G8 같은 모임에서 공통되고 통일된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ICIJ는 그동안 개별국가 언론과 추진한 명단공개를 통해 한국을 비롯해 그리스 인도 필리핀 등의 과세당국이 역외탈세자 솎아내기에 나서는 등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ICIJ가 전체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한 배경엔 G8과 같은 협의체가 꾸물거리지 못하도록 ‘인터넷 여론’의 힘을 동원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G8 정상회담 의장을 맡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행보도 주목된다. 그는 15일 영국령에 속하는 조세회피 지역들과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이번 G8 회담에서 그가 역외탈세와 금융 비밀주의 문제를 최대현안으로 제기하며 ‘금융계좌 국제 통합 등록시스템’의 도입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런 움직임은 영국이 지난달 미국 호주와 함께 탈루자를 공개하기 위한 공동노력을 하기로 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국제 시민단체인 금융투명성연대(FTC)는 ICIJ가 보유한 파일이 이들 나라들의 자료와 유사하다며 G8 정상회담에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G8 정상회담 차원은 물론 주요 경제국들이 포함된 주요 20개국(G20)도 역외탈세 방지를 위한 공조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G8의 지원을 바탕으로 기업의 과세 회피를 막기 위해 통일된 가이드라인과 시행시기를 담은 행동계획을 마련, 다음달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다. 다국적기업의 지나친 절세를 막기 위한 행동계획을 우선으로 수립하며, 외국인의 은행계좌 정보를 각국이 공유할 수 있는 지침 마련에도 착수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