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CJ비자금 수백억 美법인으로 빼돌린 정황 포착
입력 2013-06-16 18:18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CJ그룹이 2008년 이후 4∼5년간 국외 투자 등을 가장해 해외에서 조성한 비자금 수백억원을 CJ 미국법인으로 빼돌린 정황을 잡고 구체적 사실관계를 파악 중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CJ그룹이 차명계좌 거래, 해외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조성한 국내외 비자금의 ‘운용기지’로 미국법인을 활용한 정황은 검찰 수사에서 이번에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검찰은 최근 CJ 미국법인장(미주본부장) 김모씨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다만 “구체적 인물의 소환 여부, 수사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CJ그룹이 임원 급여 지급을 가장해 해외 법인에서 비자금 수십억원을 만들었다는 첩보도 확인 중이다. 2009년부터 3∼4년간 전직 고위 임원 하모(60)씨가 실제로는 인도네시아법인에 근무하지 않는데도 근무하는 것처럼 인사기록 등을 꾸민 뒤 하씨 명의 계좌에 매월 월급 형식의 돈을 입금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씨는 그룹 회장실장과 CJ제일제당 경영지원실장에 이어 CJ㈜ 대표이사 등을 지낸 뒤 퇴직해 그룹 고문을 맡고 있다. 검찰은 당시 인도네시아법인장이던 정모 CJ제일제당 부사장과 하씨를 최근 소환해 조사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510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1998∼2005년 CJ제일제당 경비를 허위 계상해 60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달 안에 이 회장을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