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축소수사… 국민께 죄송” 일선 경찰들, SNS 사과 릴레이
입력 2013-06-16 18:19
경찰이 국가정보원의 정치·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은폐·왜곡한 것으로 드러나자 일선 경찰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페이스북에는 ‘대한민국 현장 경찰관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포스터가 올라왔다. 사과 이유에 대해서는 ‘경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해 수사의 공정성을 해쳤던 점, 조직 내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해 부당한 명령이 가능한 조직으로만든 점, 한 사람의 경찰로서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침묵했던 점’이라고 설명했다. 빨간색 사과 그림이 그려진 이 포스터는 한 일선 경찰관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시글은 수많은 경찰관들이 공유하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황정인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과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은 거듭나야 한다. 조직이 깨지는 아픔을 겪을 각오로 재발방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글을 본인 사진과 함께 올렸다. 그는 ‘수사기관으로서 최소한의 신뢰마저 잃었다. 재발방지 대책은 사건 관련자 전원을 처벌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적었다. 경기 지역 경찰서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경찰은 굴종을 끊고 올바른 주체성을 찾아야 한다’고 적힌 포스터를 들고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윗선을 탓할 것이 아니라 경찰 모두가 내 잘못이라고 인정해야 개선할 수 있다. 이번 현장 경찰 사과 릴레이는 이러한 마음이 담겨 있다’고 적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지난 14일 지난해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당선을 위해 경찰 수사를 방해하고 국정원 직원들의 혐의를 은폐한 혐의(경찰공무원법 위반)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