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교회는 한국교회의 영원한 못자리”…한복협 6월 기도회·발표회

입력 2013-06-16 18:08 수정 2013-06-16 20:22


“못자리에서 열매는 기대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한 생명이 신앙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경남 산청군 평촌리 평촌교회를 맡고 있는 이부순(여) 전도사의 고백이다. 장년과 유소년 등 모두 합해 12명을 섬기고 있는 미자립 교회 목회현장에서도 그가 희망을 놓지 않는 이유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회장 김명혁 목사)가 지난 14일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김삼환 목사)에서 개최한 월례 기도회 및 발표회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온 120여명의 미자립교회 목회자 및 사모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는 참석자들 중 80여명이 미리 글로 써오거나 현장에서 발표한 미자립교회 목회 현장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특히 한국교회의 ‘모판’으로 불리는 농어촌 교회 현장의 목회자들은 고군분투하는 전사(戰士)나 다름없었다.

“훈련된 성도들이 없기 때문에 모든 일을 목회자와 사모가 감당해야 해서 지칠 때가 많아요. 도시 교회들이 성도 교육과 훈련에 관심 좀 가져주시면 안될까요.”(강원 인제 가아교회 유원목 목사)

“미자립 교회를 맡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능한 사람처럼 치부될 때 힘이 빠집니다. 하지만 성도들의 신앙이 자라서 어려운 일을 만나더라도 신앙적 관점으로 바라볼 때면 힘이 납니다.”(전남 해남 토말교회 이길호 목사)

전남 완도 동백리 교회의 정종은 목사는 “70대에서 90대 성도들 가운데 문맹자가 많아 신앙지도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하지만 식구처럼 지내는 작은 신앙공동체와 함께 마을 복음화를 꿈꾸면서 전도하고 기도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도시지역 개척교회의 경우, 비싼 임대료 전쟁에 이골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천시 구월동 소망교회(이화영 전도사)는 비싼 월세 때문에 매월 한차례 개최하던 이웃초청 잔치를 올 들어 중단한 상황이다. 인천 은혜진리교회(양성란 목사)의 경우, 비싼 임대료 때문에 컨테이너를 활용해 무료급식을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최근 민원 신고가 들어와 교회 간판과 십자가를 내려놓은 상태. 4년전 개척한 경기도 용인의 풍성한교회 김국현 목사는 큰 교회를 향해 간곡히 요청했다.

“작은 교회를 경쟁상대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세워가는 파트너로 대해 줬으면 좋겠어요.”

한복협 부회장인 전병금(강남교회) 목사는 “작은 교회는 한 영혼을 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낙망하지 말고 성실하게 영적인 씨를 뿌려 참된 복음의 일꾼을 길러내 달라”고 권면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