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우, 가족·지인에 네차례 도피 자금 받아… 전국 활개, 수사망 ‘뻥’

입력 2013-06-16 17:58 수정 2013-06-17 02:33

부산 해운대에서 붙잡힌 탈주범 이대우(46)는 도피기간 가족과 지인을 네 차례 만났고 310만여원의 도피자금을 마련했다. 그는 또 전북 정읍과 광주, 서울, 부산, 울산 등 전국 9개 지역을 옮겨 다녀 검찰과 경찰의 합동검거작전이 뒷북을 치는 등 큰 허점을 드러냈다.

전주지검은 16일 오후 중간수사 발표에서 “이대우는 어머니와 친동생, 교도소 동기에게서 도피자금 을 받았다”며 “사건 당일 대전까지 이동해 모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인 5월 21일 수원으로 달아났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오전 도주혐의로 이대우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대우는 지난달 24∼26일 서울의 집 근처에서 동생을 두 차례, 어머니를 한 차례 만났다. 동생에게서 현금 170만원과 여름옷 6벌, 운전면허증을, 어머니에게서 60만원을 받았다. 그는 또 27일 서울 종로구 한 상가에서 교도소 동기로부터 50만원을 받았다. 광주에서는 30만원을 훔쳤다.

이대우는 도주 첫날 정읍과 광주를 거쳐 대전으로 가 하루를 머물렀다. 이후 경기 수원과 성남의 재건축 중인 건물에서 10여일을 보냈다. 29일 서울 가리봉동 한 주택의 방 한 칸을 빌리기로 하고 3자 명의로 임대차 계약서까지 썼으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이달 초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지역으로 옮겨 며칠 간 은신했다. 그는 도주 25일간 중 21일을 재개발지역 빈집, 폐가, 공사장 등 인적이 드문 곳에서 지냈다.

이대우는 가발을 사기 전엔 주로 밤에 활동했고, 가발 구입 뒤엔 낮에도 자연스럽게 거리를 다녔다. 장거리 이동 때는 주로 시외버스를, 단거리 이동 때는 택시나 지하철을 이용했다.

검찰은 “이대우가 가족과 지인들에게 자신의 과거 행적이 계속 알려지는 데 자괴감을 느꼈고 자포자기 심정으로 바다를 보려고 부산에 다시 갔다”고 설명했다. 이대우는 “자수보다는 스스로 죽는 걸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대우는 남원지청에서 장기 복역을 피할 수 없다는 생각에 감시 소홀을 틈 타 달아났다. 그는 도주 직후 남원지청 청사 옆 담에 왼손 수갑을 여러 차례 내리쳐 왼손을 뺀 뒤 광주에서 절단기를 사 오른 손 수갑을 끊어 야산에 버렸다.

전주=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