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사무소 앞마당 진료 기다리는 노인들로 북적… 굿피플, 충남 서산서 ‘2013 사랑의 의료봉사’
입력 2013-06-16 17:47
“우리 마을에 이런 행사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렇게 많이들 오셔서 진찰해주시니 참 고맙지요.”
16일 충남 서산시 운산면사무소에서 만난 강영희(78) 할머니는 의료봉사팀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허리가 아파 의료봉사 행사장으로 나온 강 할머니는 외과 진료를 받고 골다공증약 등을 받아갔다.
이날 운산면사무소에선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의 ‘2013 사랑의 의료봉사’가 진행됐다. 굿피플의사회와 간호협회 간호봉사단, 순복음전문의료인연합회 회원 등 전문 의료진 50여명과 자원봉사자 200여명이 참여했다.
평소 의료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한 이 지역 독거노인과 주민 수백명이 진료를 받으러 나왔다. 주최 측이 예상한 700명보다 많은 인원이 몰려 면사무소 앞마당은 순번을 기다리는 노인들로 가득 찼다. 무료 진료뿐 아니라 호떡 등 간식이 제공되고 이미용 봉사, 위로공연도 펼쳐져 마을잔치를 방불케 했다.
종합병원을 그대로 옮겨온 듯 내과부터 산부인과, 한방과까지 다양한 진료과목이 운용됐다. 고령 환자가 대부분이어서 외과와 안과, 치과 코너가 유독 북적였고 매트리스에 누워 수액을 맞거나 허리에 침을 맞는 노인도 많았다.
굿피플의 김이규 의료담당 부회장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직접 진료했다. 5∼6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양쪽 무릎 아래 감각이 거의 없다는 전연금(48·여)씨를 진찰한 김 부회장은 “회복될 가능성이 보인다”며 전씨를 의료봉사 행사장으로 옮겨 외과와 재활의학과 치료를 받게 했다.
이번 의료봉사는 지난 4월 7일 출범한 굿피플의사회가 주축이 된 첫 번째 행사였다. 굿피플의사회 최경숙(동서산부인과 원장) 회장은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우리는 일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고 사랑하러 온 것이니 하나님의 긍휼의 마음을 갖고 봉사에 임하자”고 독려했다. 굿피플의사회는 전문의 100여명이 참여한 조직으로, 평소에는 국내외 소외계층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대지진이나 홍수 등 위급한 재난이 발생할 때는 긴급구호에 나설 계획이다.
‘사랑의 의료봉사’는 1999년부터 실시된 굿피플의 대표적 보건의료사업이다. 굿피플 김창명 회장은 “1220차를 돌파한 사랑의 의료봉사는 현재까지 참여한 의료진만 2만여명, 진료 횟수는 60만여건에 달한다”면서 “의료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을 찾아가 도움을 전하는 활동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