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가자 4강”… 다시 뭉치는 엘롯기

입력 2013-06-14 19:02

‘엘롯기 동맹’이 가을잔치에 동반 진출할 수 있을까.

엘롯기 동맹이란 2000년대 번갈아가며 꼴찌에 머물렀던 ‘전국구 인기구단’ LG-롯데-KIA를 일컫는 말이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는 롯데가, 2005년과 2007년은 KIA가, 2006년과 2008년은 LG가 각각 최하위에 그쳤다.

하지만 롯데가 2008년 로이스터 열풍을 일으키며 4강에 진출한 이후 이제는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있고, KIA 역시 2009년 우승을 정점으로 꾸준히 상위권을 두드리는 팀이 됐다. LG만 2002년 준우승 이후 10년 연속 가을잔치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해는 전국구 인기구단으로 꼽히는 LG-롯데-KIA가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가을잔치에 함께 나갈 수 있을까. 1995년 세 팀이 동시에 4강에 진입한 적 있지만 3위 LG와 4위 해태(KIA의 전신)가 5게임차로 벌어져 준플레이오프가 무산됐었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위와 4위의 격차가 3.5게임을 넘으면 준PO를 치르지 않는다고 규정했었다.

세 팀은 13일까지 0.5경기 차 내에서 차례로 3∼5위를 달리며 선두 추격에 힘을 내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LG는 8승2패, 롯데와 KIA는 6승4패를 기록했다. LG는 든든한 불펜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기를 펼쳐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입지를 굳혔고, 롯데는 거포들의 연쇄 이탈로 초반 방망이 싸움에서 고전했으나 요즘 옛 모습을 되찾고 있다. 또 KIA는 여전히 불펜이 불안하긴 하지만 김주찬과 신종길이 다시 복귀하면서 타선이 살아났다.

요즘 어수선한 선수단 분위기로 선두를 삼성에 내준 넥센과 3위 LG의 격차는 3게임으로 많이 줄었다. 막강한 팬심을 등에 업은 세 팀의 활약으로 2013 프로야구는 흥행 부진을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 13일까지 프로야구 누적 관중은 288만1632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약 14%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 두산과 SK가 이들 세 팀과 함께 순위 싸움에 가세하면 어느 해보다 뜨거운 여름이 될 전망이다. 다만 LG-롯데-KIA, 세 팀의 성적이 워낙 널뛰듯 변화가 심했던 터라 앞으로도 지금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