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몸에 안 좋은 것만 골라 즐긴다

입력 2013-06-14 18:32 수정 2013-06-14 22:50


우리나라 흡연자들은 당분이나 지방이 많이 든 음식을 즐겨먹는 반면 과일이나 채소·해산물은 상대적으로 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커피와 술도 비흡연자보다 더 많이 마셨다. 흡연자들이 그만큼 건강에 해로운 식생활습관에 젖어 있다는 얘기다.

동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서상연 교수팀은 4차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만 19세 이상 성인 남성 4851명(흡연자 2136명)을 대상으로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식습관을 비교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14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의 국제학술지(JKMS) 6월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음식을 ‘당분과 지방’ ‘채소와 해산물’ ‘고기와 음료(주류 포함)’ ‘곡류와 난류(egg)’ ‘감자·과일과 유제품’의 5가지로 나눠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현재 흡연자들은 상대적으로 당분과 지방이 많은 음식을 즐겼다.

반면 야채와 해산물, 감자·과일과 유제품은 적게 먹는 음식으로 꼽혔다. 흡연자들은 하루 전체 열량도 비흡연자(2225㎉)보다 많은 2325㎉를 섭취했다. 1주일에 4회 이상 커피를 마시는 비율 역시 흡연자(80.7%)가 비흡연자(64.4%)보다 높았다. 또 흡연자의 14.9%가 1주일에 4회 이상 소주를 마신 반면, 비흡연자는 이 같은 비율이 9.1%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서상연 교수는 이에 대해 “담배 속에 든 니코틴 성분은 미각을 변화시켜 흡연할수록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당기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또 “흡연자는 스트레스나 긴장 상황에서 비흡연자에 비해 술이나 커피를 더 찾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고지방식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 섭취는 뇌졸중, 심장병 등의 원인인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위험이 높아진다. 담배 역시 동맥경화와 암 등의 위험요인인 만큼 고지방식과 커피, 술 등을 함께하면 질병 유발을 더욱 촉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금연 상담을 할 때 흡연자들에게 식습관 문제에 따른 건강 위험성을 더욱 부각시킨다면 금연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