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특수절도 혐의로 조사 중 수갑을 찬 채로 달아났던 이대우(46)가 탈주 26일 만에 부산 해운대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4일 오후 6시55분쯤 우동 해운대역 인근에서 검문검색 도중 서성거리는 이대우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긴급배치령이 내려져 해운대해수욕장과 해운대역 사이 도로를 순찰하던 해운대경찰서 소속 정우정 경사와 배정훈 경장의 시야에 줄무늬가 있는 반소매 셔츠와 검은색 바지 차림에 베이지색 모자를 눌러쓴 40대 남성이 들어왔다.
정 경사가 이대우임을 직감하고 3단봉을 길게 뻗으며 “이대우씨”라고 부르자 탈주범이 놀라 뒤돌아봤다. 당황한 이대우는 저항할 틈도 없이 정 경사와 배 경장에게 체포됐다.
목격자의 늦은 신고와 경찰의 안이한 초동조치 탓에 놓칠 뻔한 탈주범이 검거된 순간이었다.
이대우의 허리춤에서는 날카로운 과도가 발견됐다. 신속하게 검거하지 않았다면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해운대경찰서로 압송된 이대우는 도주경로 등에 대해 조사를 받은 뒤 전주지검으로 이송됐다.
이대우는 경찰 조사에서 “해운대는 사람이 많아 숨기도 좋고, 머리가 복잡해 생각을 좀 하기 위해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15일 전주지검에서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는 “검거가 늦었지만 추가 강력사건 없이 검거해 참으로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30분쯤 부산 민락동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철거 중인 재건축 주택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그릇에서 이대우의 지문을 확인하고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앞서 경찰은 13일 오후 6시50분쯤 이 주택에서 철거작업을 했던 김모(51)씨로부터 “이대우를 본 것 같다”는 신고를 받았다. 김씨는 경찰에서 “13일 오전 8시40분쯤 철거 작업을 하러 집안으로 들어가니 다락방에서 이상한 자람이 자고 있어 깨웠다”며 “그 남자는 ‘갈 데가 없어서 여기서 지내고 있다’고 말한 뒤 사라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의 신고를 받고 초동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16시간 만에 이대우의 지문을 확인, 시내 전역에 긴급배치령을 내렸다. 대대적인 수색작업에 나섰지만 이대우가 은신처를 떠난 지 26시간여만이었다.
경찰 조사결과, 지난달 27일 서울로 잠입해 교도소 동기 박모(50)씨와 만나 도피자금 지원을 요청한 뒤 행적을 감췄던 이대우는 지난 10일 수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이어 민락동 폐가에 숨어지내다 건축업자 김씨와 맞닥뜨리자 곧장 시외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이동, 야음동 한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14일 오후 6시 시외버스를 타고 해운대로 돌아왔다가 검거됐다.
부산·전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김용권 bhyoon@kmib.co.kr
탈주범 이대우, 26일 만에 붙잡혔다
입력 2013-06-14 18:25 수정 2013-06-15 0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