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총재 “美·유럽·日 양적완화 정책 기축통화국 신뢰잃을 수도”

입력 2013-06-14 18:18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등 기축통화국에 대해 “기축통화로서 신뢰를 잃게 될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양적완화 정책으로 최근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에 따른 후폭풍 등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재는 14일 한은 별관에서 열린 창립 63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지난 수년간 양적완화 정책을 펴온 주요 국가들의 정책 정상화 가능성과 이로 인한 영향을 어느 때보다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금리를 제로(0)에 가깝게 운영하면서 양적완화 정책을 펴온 기축통화국들이 자국 통화정책의 국제적인 파급영향 등 외부효과를 간과한다면 국제 경제질서의 안정을 유지할 책무를 소홀히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가 경고 메시지를 던진 국가는 미국 일본 영국 등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머지않아 양적완화 종료와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선진경제에서 본격 대두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경제회복 속도와 함께 양적완화 정책의 비용이 출구전략의 속도에 변수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선진 경제권의 양적완화 축소 영향으로 국내 자본 유출입이나 환율 변동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시장 변화를 점검하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국제 공조 노력을 끌어내는 데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중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에서도 “어제 미국 일본을 봤겠지만 시장 불확실성과 동시에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