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기념행사 참석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 “남북 합의 존중하지만 신뢰가 중요”
입력 2013-06-14 17:41 수정 2013-06-14 23:05
류길재 장관이 14일 통일부 수장으로는 5년 만에 6·15 정상회담 13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류 장관은 김대중평화센터 주최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새 정부는 6·15 공동선언을 포함해 7·4 공동성명, 기본합의서, 10·4 선언 등 남북간의 합의를 존중한다”며 “그러나 이런 합의를 지속시키기 위해선 반드시 남북간에 신뢰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7·4부터 6·15까지 남과 북의 합의사항을 관통하는 기본 정신은 상호존중과 평화, 호혜의 정신”이라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어 남북당국회담 무산과 관련해 “새로운 남북관계로 가기 위한 진통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보여준 북한의 모습은 많은 국민을 실망시켰다. 남북간에 초보적 신뢰조차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신시켰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북한이 신뢰의 새로운 남북관계를 위해 진정성 있는 태도로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행사에는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당시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참석한 이후 2009년부터는 장관 대신 차관이 행사에 나왔다. 따라서 5년 만에 재개된 통일부 장관의 6·15 기념행사 참석은 당국회담 무산으로 다시 꼬인 남북관계에 대한 유화적인 대북 제스처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6·15 선언 발표 13주년 기념행사는 정부의 공동행사 불허 방침에 따라 남과 북에서 따로 열리게 됐다.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는 15일 오후 2시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6·15 공동선언 발표 13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를 연 뒤 통일대교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북한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내용을 지배한다는 궤변을 두고’라는 논평에서 “북남당국회담이 남조선당국의 오만무례한 방해와 고의적인 파탄책동으로 하여 시작도 못해보고 무산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남북 간 판문점 연락채널은 당국회담 무산 이후 사흘째 불통 상황이 이어졌다.
한편 6·15 기념행사에는 민주당 지도부는 물론 문재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무소속 안철수 의원 등 야권의 잠룡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이 함께 자리한 것은 지난해 10월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출판기념회 이후 처음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김아진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