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브라카’가 되자

입력 2013-06-14 17:05


창세기 12장 1~3절

창세기 12장에서 하나님께서는 본격적인 인류구원의 장을 여시면서 아브라함에게 구원의 청사진을 제시하셨습니다. 본문 12장 1∼3절에는 ‘복’이라는 단어가 다섯 번 나옵니다. 그러나 1∼11장에서는 복이라는 단어가 부각되는 대신 하나님의 저주가 다섯 번이나 강조되고 있습니다. 뱀, 인간, 자연, 가인, 함 등이 저주를 받습니다. 그러한 저주가 창세기 12장 1∼3절에 등장하는 주님의 말씀에서 복으로 전환되어 선포되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구원은 저주의 상태에서 복된 상태로의 전환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본문의 핵심 단어는 ‘복이 되리라’는 문장 중의 ‘복’입니다. 개역성경에는 ‘복의 근원’으로 번역되어 있으나, 히브리어로는 ‘브라카’라는 한 단어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하나의 복’, ‘복 자체’, ‘복덩이’ 등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본문 2절은 복을 받는 두 단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하나님이 그에게 복을 주셨다고 합니다. 우리로서는 수동적으로 주님의 복을 받는 단계입니다. 이어 복 자체, 곧 복의 근원이 되는 단계가 있습니다. ‘브라카’의 상태란 하나님으로부터 충분한 복을 받아 그 사람 전체가 복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복덩이가 되면 그가 드나드는 모든 곳이 복을 받습니다. 그가 만지는 모든 것들이 복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아 ‘브라카’가 된 사람의 모습에 대한 설명은 3절에 나옵니다. 먼저 복 자체가 된 사람을 저주하면 그 저주가 저주한 사람에게로 되돌아옵니다. 그를 축복하면 그 축복한 사람이 복을 받게 됩니다. 하나님의 복으로 무장한 사람은 저주의 화살이 뚫지 못합니다. 어떠한 저주와 불행도 그를 침범할 수 없습니다.

3절 하반절은 다시 복의 근원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임이라.’ 하나님의 복은 아브라함에게만 주어진 복이 아니며, 아브라함을 매개로 하여 온 세상의 사람들에게 주어진 복입니다. 축복의 통로 역할을 하는 신자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창세기 12∼50장 본문에는 모든 민족에게 복을 나눠주는 복의 근원이 되는 족장들의 삶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모두 ‘브라카’로서의 역할을 하였는바, 그 절정이 요셉의 삶에서 나타납니다.

창세기 50장 20절에 나타난 요셉의 말을 들어 보십시오. “당신들은 나를 해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였나니.” 신자 요셉에 의해 전 세계 만민이 멸망의 길에서 벗어나 복을 누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1절은 복 받을 자의 조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복덩이가 되려면 우선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1절은 ‘지시한 땅’이 아니라 ‘지시할 땅’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무조건 순종하며 갔습니다. 히브리서 11장 8절은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 순종하여 장래 기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 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순종은 믿음으로만 가능합니다. 히브리서 11장 6절은 말합니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못하나니 그에게 나아가는 자는 그가 계신다는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을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 믿음이 축복의 길입니다.

노영상 목사(호남신학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