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조 혼성그룹 ‘해오른누리’, 어쿠스틱 뮤지컬 ‘카라멜 마끼아또’ 제작발표
입력 2013-06-14 17:33
4인조 혼성그룹 ‘해오른누리’가 콘서트장이 아닌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기독교적 색채가 두드러진 노랫말로 대중에게 자연스레 복음을 전해온 이들의 노래가 어쿠스틱 뮤지컬 ‘카라멜 마끼아또’로 새롭게 탄생하는 것.
뮤지컬 ‘화이트 프로포즈’ ‘하얀자화상’ ‘4(死)번출구’ 등을 쓴 서울 동숭동 대학로 히트작가 손현미(44·여·영일교회)씨가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화려한 분위기에 길들여진 뮤지컬계에서 다소 목가적이면서 소박한 이들의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뭘까.
지난 11일 서울 삼성동 홀리차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손씨는 “모든 작품들이 그랬지만 이번 ‘카라멜 마끼아또’ 역시 하나님께 기도드리며 구상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처음 ‘스토리가 있는 콘서트’의 기획을 의뢰받고 해오른누리 콘서트를 준비했다. 그러다 진솔한 가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 희망, 꿈을 안겨준 해오른누리의 노래를 들으면서 치유와 회복, 잔잔한 미소가 있는 한편의 뮤지컬을 떠올렸다. 멤버 모두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평소 CCM 공연을 활발하게 해온 해오른누리 역시 작품의 주제에 만족했다.
손씨는 “작품 속에 ‘소리숲’이 나오는데 거기에는 하늘, 구름, 바람, 별, 달 등 하나님이 만든 창조물이 존재한다”며 “하나님의 품을 의미하는 소리숲에서 치유를 받을 때 우리는 세상을 향해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대본이 12쪽밖에 되지 않는 ‘카라멜 마끼아또’에는 한 가족이 등장한다. 초등학교 3학년생인 소녀 보라의 학교 공개수업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맞벌이 가정인 보라네는 늘 분주한 일상이다. 학부모 공개수업이 있는 날 아침, 아빠는 당연히 엄마가 학교에 가야 한다고 퉁명스럽게 말한다. 엄마 역시 회사에 중요한 일이 있어 절대 빠질 수 없다고 한다. 보라는 엄마, 아빠의 난감한 시선과 사소한 신경전으로 얽힌 다툼을 지켜보다 언짢은 마음으로 등교한다. 엄마 아빠는 서로에게 책임과 의무를 떠넘기고 출근하지만 이 일로 인해 하루 종일 가족은 갈등과 고민, 긴장감 속에서 지낸다. 교실에서 엄마, 아빠의 얼굴을 볼 수 없던 보라는 늦은 밤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고 ‘소리숲’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만나는 하늘 구름 바람 별이 바로 이호찬 동훈 송정화 이은미로 이뤄진 해오른누리 멤버들이다. 마음에 상처를 입고 홀로 외로워하는 보라에게 이들은 ‘행복하니?’라는 작은 질문을 던지고 위로한다. 밤늦게까지 보라를 기다리면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엄마 아빠의 아픔과 상처를 위로하는 것도 하늘 구름 바람 별이다.
해오른누리 리더이면서 ‘하늘’ 역을 맡은 이호찬(49·아멘교회)씨는 “각각 인물들의 내면에 노래 가사를 실어 무대 한쪽에서 때로는 독창으로, 합창으로 목소리를 낸다”며 “배우들과 분리된 공간에 있는 듯하지만 같이 교류하고 극 전체를 음악으로 채우고 때로는 소품이나 세트처럼 변화를 준다”고 설명했다.
즉 해오른누리가 발표한 1∼3집 앨범에 수록곡들이 극 중 상황과 소재에 따라 선택돼 불리는 형태다. ‘행복을 주는 사람’ ‘가시나무’ ‘키스미’ ‘나무’ 등 익숙한 곡들도 일부 추가했다.
손씨는 “인간의 보편적 정서가 담긴 가족간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 현대인들의 삶의 목적과 가치추구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 그에 대한 답을 얻게 될 것”이라며 “결국 하나님은 우리 각자에게 ‘넌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어쿠스틱 뮤지컬 ‘카라멜 마끼아또’는 7월 2∼27일 서울 대학로 브로드웨이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