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와 기타, 음악의 대화 나누죠”… ‘컴 투게더’ 여는 전제덕·최우준씨
입력 2013-06-13 19:37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39). 과거엔 그를 언급할 때 1급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덧붙이곤 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설명은 사족이 됐다. 그는 실력 하나로 국내 최고의 하모니카 연주자라는 평가를 듣는 뮤지션의 위치에 올라 있다.
그렇다면 요즘 기타리스트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는 인물은 누구일까. 많은 연주자가 거론되겠지만 최우준(36)을 빼놓을 순 없다. 그는 음악 잡지 ‘재즈피플’이 2007년부터 매년 국내 재즈 애호가를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해 부문별 수상자를 가리는 ‘리더스폴(Reader’s Poll)’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올해의 기타 부문 뮤지션에 선정됐다. 2009년, 2012년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수상이다. 이처럼 각 분야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는 두 사람이 한 무대에 오른다.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에서 28, 29일 열리는 합동 공연 ‘컴 투게더(Come Together)’를 통해서다.
최근 서울 망원동에 위치한 전제덕의 소속사(JNH뮤직) 사무실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이들은 서로를 “음악만으로도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우리나라에 기타를 잘 치는 사람은 많지만 자신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연주를 보여주는 기타리스트는 별로 없어요. 그런데 우준씨는 개성이 확실한 기타리스트예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만큼 음악적인 스펙트럼도 굉장히 넓죠. 물론 깊이도 있고요.”(전제덕)
“제덕이 형의 음악은 순수해요. 이 형은 음악 얘기만 나오면 아이처럼 좋아하는 사람이죠. 형하고 함께 음악을 하다보면 어린 시절 한창 음악에 열광하던 시절로 돌아가게 돼요.”(최우준)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MBC TV 봉사 프로그램 ‘코이카의 꿈’에 출연하며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 당시 ‘코이카의 꿈’에서 둘은 네팔 오지에 열흘 정도 머물며 현지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다. 최우준은 “네팔에선 할 게 없으니 매일 형과 잼(즉흥 연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당시 합주의 느낌이 좋았다. 언젠가 같이 공연을 할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국내 재즈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지만 이번 공연에서 연주할 레퍼토리는 재즈에 국한돼 있지 않다. 누구나 들으면 알 법한 해외 록의 명곡들도 합주할 예정이다.
“각기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들이 합동 공연을 하는 경우는 많죠. 하지만 ‘하모니카와 기타’라는 조합은 거의 없었을 거예요. 공연장에 오시면 저희 둘이 음악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 어떤 식으로 ‘음악의 대화’를 나누는지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전제덕)
“누가 연주를 더 잘하는지 경쟁하는 무대는 아니잖아요? 하모니카와 기타를 갖고 저희 두 사람이 얼마나 잘 노는지 보시게 될 겁니다.”(최우준)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