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감청 테러막았다” NSA국장 주장 논란

입력 2013-06-13 19:28

통화·인터넷 감시 프로그램인 ‘프리즘’을 이용해 수십 건의 잠재적 테러를 무산시켰다는 미 국가안보국(NSA)의 주장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은 12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메일이나 통화정보 수집의 필요성을 묻는 의원 질의에 “통화감청 프로그램이 미국 본토나 국외에서 수십 건의 잠재적인 테러 공격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가 거대 첩보 감시망을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해 파문이 인 가운데 NSA 국장이 공적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그는 프리즘을 이용해 사전 적발한 대표적인 사례로 2009년 뉴욕지하철 폭탄테러 모의사건과 한 해 전인 2008년 인도 뭄바이 테러사건 공범인 파키스탄계 미국인 데이비드 헤들리 체포 사건을 들었다.

하지만 영국 가디언은 테러 및 법률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들 두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기록을 보면 통신감청 프로그램보다는 정보기관이 전통적인 수사방식을 통해 범인들을 잡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며 알렉산더 국장의 증언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알렉산더 국장은 NSA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등과 관련,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NSA 감시 프로그램의 투명성을 높이는 법안을 제출한 8명의 상원의원 가운데 한 명인 제프 머클리(민주·오리건) 의원은 “국가기밀 관련 법을 뜯어고치지 않고는 미 국민의 통화나 이메일을 얼마나 감시하는 게 타당한지 아무리 토론해 봐야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