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준공 국립무형유산원 가보니… 건물 7개동 ㅁ자 형태 궁궐 회랑 연상

입력 2013-06-13 19:11


연간 500만명이 다녀가는 전북 전주 교동 한옥마을. 전주천을 끼고 이곳과 나란히 새 건축물이 들어섰다. 궁궐 회랑을 연상시키듯 7개동 건물이 ㅁ자 형태로 이어진 국립무형유산원이다. 전국에 산재한 탈춤, 대목장 등 700여명의 무형유산기능보유자 및 전승 조교들이 평생 갈고 닦은 재능을 후학들에게 체계적으로 전수할 공간이 생긴 것이다.

이처럼 무형문화유산을 원스톱으로 보호·전승·교육·활용할 수 있는 멀티 콤플렉스 기관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내년 5월 일반 공개를 앞두고 13일 미리 가본 국립무형유산원은 막바지 실내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현황=문화재청 산하기관인 국립무형유산원은 옛 전북산림환경연구소 부지에 들어서 있다. 축구 운동장 2개 넓이의 부지(면적 5만9930㎡, 건축 연면적 2만9615㎡)에 총 사업비 759억원을 들여 2006년부터 시작된 건물 공사는 현재 마무리 단계다.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각각 전시, 공연, 교육, 국제교류, 리셉션, 운영지원, 게스트 하우스 등의 목적으로 꾸며졌다. 게스트 하우스는 무형유산 기능보유자들의 장기 체류를 위한 것이다. 교육 장소도 도자 공예 등을 위해서는 야외 교육장이, 자수 침선 등 앉아서 하는 일에는 온돌 공간이 마련되는 등 꼼꼼한 공간 구성이 눈에 띄었다. 전시관에는 갓, 한산모시 등 무형문화재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일반에 시연된다. 한옥마을 방문객들이 이곳을 찾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취지 및 효과=한국이 주축이 돼 2003년 10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이 제정됐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153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가입당사국은 무형문화유산을 기록·조사·교육 ·연수·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국립무형유산원 건립은 이 의무 준수를 위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네스코 세계인류문화유산 등재 비율은 한·중·일 3국이 전체의 50%를 넘는다. 그만큼 선도적이지만 3국 중에서는 우리나라가 꼴찌다. 우리나라는 아리랑 등 15개 종목이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돼 있지만 중국은 침 등 26개 종목, 일본은 가부키 등 19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이길배 국립무형유산원 설립추진단장은 “이곳은 우리나라 무형유산의 우수성 및 보호 전승을 위한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며 “중국의 동북공정 등 무형유산을 둘러싼 국제 경쟁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