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난쟁이 기둥의 본관 디즈니 54개 건물중 돋보여

입력 2013-06-13 18:55 수정 2013-06-13 11:33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북부 버뱅크에 위치한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54개 건물이 있는 대학 캠퍼스 같은 부지에 들어서자 붉은색 벽돌 건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영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에 나오는 일곱 난쟁이가 기둥을 받치고 있는 ‘팀 디즈니’ 빌딩이다. 디즈니 본관으로 불리는 건물로, 앞에는 월트 디즈니와 미키 마우스 동상 및 ‘레전드 플라자’라고 불리는 작은 광장이 있다. 광장 주변에는 1923년 디즈니 스튜디오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시작한 이래 디즈니에 기여한 인물들의 손도장이 걸려 있다.

‘프랭크 G 웰스 씨어터’ 건물 1층에 있는 아카이브에 들어서자, 아기자기한 디즈니 소품들이 반긴다. 1978년 제작된 미키 마우스의 공식 초상화와 32번이나 받은 오스카상 트로피 등이 대표적이다. 로비에 설치된, 어른 키보다 크고 복잡한 대형 카메라는 지금처럼 컴퓨터 작업이 활발하지 않았던 시절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1942년 사슴 ‘밤비’가 숲 속을 헤치고 지나가는 장면에는 이 정도 규모의 카메라가 필요했다.



1940년에 지어진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는 ‘덤보’ ‘밤비’ ‘인어공주’ ‘라이언킹’ ‘미녀와 야수’ ‘주먹왕 랄프’ 등 디즈니 대표 캐릭터의 구상부터 완성에 이르는 과정들이 전시돼 있다. 설립자 월트 디즈니가 미키 마우스를 완성한 초기 작업 공간도 그대로 보존돼 있다.



앨런 혼(Alan Horn·사진)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회장은 이날 한국 매체를 상대로 “한국에서 군복무를 했는데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당시 태권도도 배웠는데 1968년 이후로는 한국을 찾은 적이 없다. 한국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대부분의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세계 시장을 공략할 대작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하지만 디즈니는 12세 이하를 타깃으로 한 가족영화, 디즈니라는 이름만으로 믿고 볼 수 있는 작품만을 제작한다”고 자긍심을 드러냈다.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는 디즈니,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등 총 4개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10억 달러를 벌어들인 ‘아이언맨 3’는 마블에서 만든 작품.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중 마블에서는 ‘토르: 다크 월드’ ‘캡틴 아메리카: 더 윈터 솔저’를 내놓는다. 디즈니에서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과 ‘비행기’, 픽사에서는 ‘몬스터 대학교’ ‘굿 다이노’가 예정돼 있다. 디즈니 실사영화 ‘말레피센트’도 관객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혼 회장은 디즈니,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등 4개 브랜드의 영화 제작·배급·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각 브랜드에 대해 “장르는 다르지만 양질을 추구하는 공통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데이브 홀리스 부사장은 “한국 영화시장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적극 받아들여 수준이 높고, 관객들의 영화 관람 경험이 많다. 한국에 갔을 때 복합상영관을 보고 무척 놀랐다. 한 곳에서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은 다른 나라에서는 보지 못했다. 한국의 영화산업이 그 어떤 곳보다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버뱅크(미국)=글·사진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