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감독은 TV로 월드컵 보게 될 것”… 울산 결전 앞두고 화끈한 설전

입력 2013-06-13 18:40 수정 2013-06-13 22:08

“최강희 감독은 이란에 모욕을 줬다. 이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 대표팀 감독) “케이로스 감독은 내년 월드컵을 고향인 포르투갈에서 텔레비전으로 보게 될 것이다.”(최강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한국과 이란 감독이 오는 18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감정이 잔뜩 실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먼저 ‘돌직구’를 날린 쪽은 최 감독이다. 최 감독은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7차전에서 1대 0으로 승리를 거둔 뒤 “이란 원정을 가서 푸대접 받았고, 경기장에서 여러 안 좋은 상황을 선수들이 기억하고 있다”며 “(우즈베키스탄보다) 이란이 더 밉다. 이란에 아픔을 주고 싶다”고 자극적인 발언을 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은 이란 원정에서 홈 텃세에 시달렸다. 이란은 한국 대표팀 비자 발급부터 미루더니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훈련장을 제공했다. 경기 당일엔 관중이 한국 선수들을 향해 레이저를 쏘아댔다. 한국은 결국 0대 1로 패했다. 최 감독은 이번 이란 홈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되지만 이참에 패배를 설욕하고 이란의 버르장머리도 고쳐 놓을 생각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13일 페르시안 풋볼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최 감독이 이란 원정 때 푸대접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는데 우리는 최선의 대접을 해 줬다”며 “최 감독은 이란 국민에게 모욕을 줬다. 이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발끈했다.

13일 오전 이란 선수단을 이끌고 전세기로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케이로스 감독은 오후 5시부터 울산강동구장에서 첫 훈련에 나섰다. 케이로스 감독은 첫 훈련부터 취재진에게 15분간만 공개하는 등 전략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최 감독은 이날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 감독이 세계적인 팀에서 좋은 것만 배우기를 바랐는데 엉뚱한 것만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어 “케이로스 감독이 이란 국민들까지 운운하는 게 굉장히 섭섭하다. 축구는 정치가 아니다. 다만 한마디만 하자면 케이로스 감독에게 내년 월드컵은 고향인 포르투갈에서 텔레비전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독설을 날렸다.

혈투가 될 이번 경기는 양 팀 사령탑의 설전까지 더해져 벌써부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파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윤중식,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