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남북관계는 모두 굴종인가” 민주당 ‘前 정부 비난’ 靑에 반박

입력 2013-06-13 18:33 수정 2013-06-13 22:23

민주당이 남북당국회담 무산과 관련해 청와대에 반발하고 나섰다. 애초에는 어떻게든 회담이 재성사되도록 격려하려던 방침이었으나 청와대 관계자가 이전의 남북회담을 비난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언론을 향해서도 ‘보도지침성’ 언사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근혜정부가 ‘남북회담에 굴종이나 굴욕은 안 된다’고 했다”며 “마치 이제까지 남북관계는 모두 굴종이었다는 듯이 말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식의 접근이야말로 우리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 발언은 청와대의 ‘굴종’ 발언이 이전 김대중·노무현정부 때의 남북회담이 굴욕적이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이를 반박하기 위한 것이다. 김 대표는 특히 “정부가 소모적인 기싸움으로 평화라는 본질을 놓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발끈하고 나선 건 전병헌 원내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전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양비론은 북한에 면죄부를 주자는 것’이라는 주장은 언론에 ‘신(新)보도지침’을 내리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심재원 의원도 “신매카시즘이자 신색깔론식 발언”이라며 “대통령은 무오류의 교황쯤 된다는 오만불손한 태도”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이석현 의원도 “반공법 시대의 재갈 물리기 같다”며 “한쪽 책임인지, 양쪽 책임인지는 청와대가 아니라 국민이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들고 일어나자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회담 무산은 누가 봐도 북한 책임”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선 딴죽걸기식 대응보다 초당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