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국내외 악재겹쳐 1900선 맥없이 무너져
입력 2013-06-13 18:06 수정 2013-06-13 22:07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 우려, 일본 증시 급락,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코스피지수가 1880선까지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보수적인 투자 태도를 권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18포인트(1.42%) 내린 1882.7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19일(1878.10) 이후 최저치다. 어김없이 계속된 ‘외국인 엑소더스’에 강력한 지지선이라던 1900선마저 맥없이 무너졌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일본 증시가 6.35%나 하락하자 외국인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무려 9509억원의 주식을 내던졌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3조431억원을 매도 중이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4456억원, 4863억원 저가 매수세를 기록했지만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매도·매수 가격을 정해 두고 짜여진 틀에 따라 자동 매매하는 방식)에서도 5150억원가량 순매도가 기록됐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2.02% 내리며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종가인 135만7000원은 지난해 11월 19일(133만2000원) 이후 최저치다. 메릴린치·UBS 등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어김없이 삼성전자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삼성전자 외에도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약세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증시에 변동성 장세가 찾아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간 우리 증시가 세계 증시에 비해 부진해 약세가 부각되지 않았을 뿐, 세계적인 증시자금 이탈이 1∼2주 전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머징마켓의 경우 주식·채권·통화가치가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주가가 많이 하락했는데도 딱히 상승 동력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코스피는 수익성 신뢰도가 낮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노 연구원은 “가계부채 문제를 무릅쓰고 증시에 참여하는 개인 투자자가 있다면, 분위기가 전환될 때까지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 매도는 전 세계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우리 증시가 단기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다만 실적에 비해 낙폭이 과도한 일부 우량주에 대해서는 선별적 매수 전략을 취해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