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부터 바뀌는 국제중 입시… 서류전형 없애고 전원 추첨 선발

입력 2013-06-13 18:01 수정 2013-06-13 22:02

서울 영훈·대원 두 국제중학교가 2015학년도부터 신입생 전원을 서류전형 없이 추첨으로만 선발한다. 사회지도층 자녀들을 편법으로 합격시키는 등 입시 비리가 드러난 국제중에 대한 폐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극약처방이라는 평가와 함께 과도한 조치라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2015학년도 국제중 신입생 일반전형 지원자 전원을 전산추첨으로 선발하는 내용의 2015학년도 국제중 입학전형 개선 방안을 13일 발표했다. 성적 조작 시비를 낳은 자기개발계획서와 교사추천서 중 종합평가는 당장 2014학년도 신입생 선발 과정부터 폐지된다. 대신 4단계 척도 등 객관성을 강화한 선발 방식이 적용된다.

특히 2015학년도부터는 모든 서류전형을 없애고 추첨으로만 신입생을 선발토록 했다.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의 이름이 바뀐 사회통합전형 역시 자격을 갖춘 지원자 중에서 추첨으로 합격자를 고른다.

시교육청 이병호 교육정책국장은 “국제중 설립 취지는 우수한 학생을 뽑는 것이 아니라 꿈과 잠재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해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는 것”이라며 “‘선발효과’보다는 ‘교육효과’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첨 방식이 학생들의 학습능력과 잠재력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방식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또식 추첨’으로 인해 오히려 ‘국제중 입학 광풍’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입시 비리 당사자인 국제중이 주관하는 추첨의 공신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서류전형 폐지와 추첨 선발은 국제중의 학생선발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설립 취지에 맞는 교육과정, 공정한 학생 선발과 사배자에 대한 지원 방안 등 진지한 고민 없이 미봉책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도 “신입생 전원을 추첨으로 선발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입학 가능성의 기대만 부풀릴 것”이라며 “전산추첨 방식에 대한 공정성과 그동안의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산추첨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 맡기고, 공개추첨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