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있을 때 어른이 되고 또 성장한다”
입력 2013-06-13 17:12
창작에 대하여/가오싱젠(돌베개·2만원)
2002년 6월 8일, 미국의 국제평생공로아카데미에서 주최하는 세계정상회의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렸다. 이날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장관, 버티 어헌 아일랜드 전 총리,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전 대통령 등과 함께 황금공로상을 수상한 이는 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중국 출신 가오싱젠이었다.
그는 수상 연설에서 화려한 꽃과 세계 각국의 언론 카메라 앞에서 ‘고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세계정상회의라는 기조와도 맞지 않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연설은 그의 대표작 ‘영혼의 산’에서도 익히 역설한 가치, 바로 대지 위에 홀로 서서 우주와 생을 마주하는 개인의 목소리였다.
전 세계 지도자와 젊은 엘리트들 앞에서 그는 말했다. “아이는 홀로 있을 때 어른이 되기 시작하고, 개인은 홀로 있을 때 성장한다.” 그는 성공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른이 된다는 것, 즉 성장에 대해 말했다.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시류에 휩쓸리거나 시장 트렌트에 영합하기를 거부하는 영혼의 독립이라는 성공이다. 어떤 주의(主意)도 없고, 어떤 단체에도 속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상이라는 위치마저 거부한 가오싱젠의 독특한 자아가 발현돼 있는 미학을 음미할 수 있다. 박주은 옮김.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